옆집 車 고쳐주던 소년, 전기차로 포드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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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하자마자 단숨에 몸값 102조원
신생 전기차 업체인 미국 리비안의 몸값이 뉴욕 증시 데뷔와 동시에 118년 역사의 자동차 제국 포드를 훌쩍 넘어섰다. 2009년 설립된 리비안은 지금까지 판매한 차량이 167대뿐이지만 세계 최초로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하며 ‘제2의 테슬라’로 불린다. 선주문만 15만대에 이른다. 미 명문 MIT 출신인 창업자 로버트 스카린지는 38세에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리비안 지분 1.7%와 막대한 스톡옵션을 가진 스카린지의 자산 규모를 140억달러(약 16조6000억원)로 추산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은 테슬라가 지배하는 전기차 시장의 다음 ‘빅 플레이어’가 리비안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했다.
10일(현지 시각) 나스닥에 상장한 리비안은 공모가(78달러)보다 29.14% 오른 100.73달러로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860억달러(약 102조원)로 773억달러의 포드를 훌쩍 뛰어넘어, GM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CNN은 “리비안보다 시총이 높은 자동차 업체는 테슬라·도요타·폴크스바겐·다임러뿐”이라고 했다. 리비안이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은 119억달러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대이자 미국 증시 역사상 6번째 규모이다.
화려한 상장에 비해 리비안의 실적은 걸음마 단계이다. 리비안은 지난 9월 전기 픽업트럭 R1T를 처음 출고했고, 10월 말까지 차량 167대를 고객에게 인도한 게 실적의 전부이다. 작년 순손실만 10억1800만달러에 이른다. 리비안은 상장 신고서에서 “가까운 미래에 수익성을 달성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했다. 과거 테슬라처럼 대량생산 초기에 빚어지는 품질 불량이나 생산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기 픽업트럭 R1T와 12월부터 생산할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R1S의 사전 계약 물량만 4만8000여 대에 달하고 아마존은 배송 트럭 10만대를 선주문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리비안과 아마존의 관계에 주목한다. 아마존은 리비안 지분의 18.9%를 가진 최대 주주이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를 견제하려 리비안을 공격적으로 지원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는 포드 역시 리비안 초기 투자에 참여해 12.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리비안 창업자 스카린지는 어린 시절 이웃의 포르셰 개조를 도우며 자동차 회사를 세우겠다는 꿈을 키웠다. 뉴욕 렌셀러폴리테크닉대를 졸업한 뒤 MIT 슬로언 자동차연구소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고 2009년 리비안의 전신인 메인스트림 자동차를 창업했다. 아버지가 대출받아 창업 자금을 댔다. 당초 목표는 전기 스포츠카 개발이었지만 테슬라가 출시한 로드스터가 시장을 선점하자, 2011년 전기 트럭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회사 이름도 리비안으로 바꿨다. 리비안이라는 이름은 어린 시절 배를 타고 놀던 인디언강(Indian river)에서 따왔다. 스카린지는 최근 투자자 설명회에서 “전기 트럭은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영역이었기 때문에 완전한 백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직원들과 디트로이트 교외의 집에서 함께 숙식하며 24시간 개발에 매달렸다”고 했다. 스카린지는 지독한 일벌레다. 스스로 “아내, 세 아이와 보내는 시간은 내 생활의 5% 정도”라고 말할 정도다. 회사 운영에서는 빠른 판단과 과감한 실행력으로 무장한 독재자라는 평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스카린지는 회사 화장실 타일의 색상부터 조립 공장의 조명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통제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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