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전설 쓰는 두산, 그 뒤엔 '여우곰' 감독의 지략
올해 리그를 4위로 마친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모두 이기면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우리 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7년 연속 입니다. 가을이 되면 강해지는 두산의 뒤엔 '여우곰'이라 불리는 김태형 감독이 있습니다.
문상혁 기자입니다.
[기자]
팀이 3-4로, 한 점 뒤지던 9회,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오승환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한채 두 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습니다.
두산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위기에 몰린 5회 상대 만루 상황.
두산은 주저없이 투수를 홍건희로 바꿨고 홍건희는 시즌 최다인 52개의 공을 던지며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넘겨 팀에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이 두 장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승패가 엇갈린 양팀 감독의 지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두산은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없이 가을야구를 시작했는데도 김태형 감독의 신들린듯한 투수 교체가 어우러지며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습니다.
사실 가을야구 내내 김 감독의 존재감은 빛났습니다.
L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불리한 비디오 판독 뒤 김 감독은 벤치를 박차고 나왔는데 '설명을 요구한 것'이라며 퇴장을 면했고 반면 LG 류지현 감독은 김 감독을 퇴장시켜야 한다고 한참 동안 항의해 수비 시간만 더 길어진 역효과를 냈습니다.
과감한 판단력과 상대 벤치를 압도하는 김 감독의 전략이 상대 초보 감독들과 대비된 겁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팬들은 김 감독을 '여우의 탈을 쓴 곰'이라 부릅니다.
[김태형/두산 감독 : 올라가면 항상 목표는 1등이지. 2등은 끝나고 나면 별로 의미가 없는데…]
두산은 사흘 뒤부터 KT와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를 치릅니다.
만약 두산이 우승한다면 4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전에 없던 역사를 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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