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근성만으로 안 된다"..배구 부활 이끈 라바리니 같은 지도자를 찾아라
[경향신문]
세계선수권 기간 중 면접 실시
‘우생순’은 훈장인 동시에 덫이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한국 핸드볼 여자 대표팀의 눈물겨운 승부를 그린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핸드볼에 대한 관심을 크게 끌어모으는 계기가 됐다. 지독했던 땀을 상징하는 뿌듯한 훈장이었지만, 자꾸 그때의 핸드볼만 바라보게 하는 덫이기도 했다. 혹독한 훈련을 바탕으로 체력과 근성으로 승부하는 핸드볼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대한핸드볼협회가 2024년 파리 올림픽에 대비해 남녀 핸드볼 대표팀의 외국인 감독 체제를 추진한다. 2020 도쿄 올림픽 이후 대표팀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고민이 있었고, 10월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감독 후보군 리스트업이 끝났고 12월1일부터 스페인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여자선수권대회 기간 동안 감독 선임을 위한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핸드볼의 라바리니’를 찾는 과정이다. 한국 배구 여자 대표팀은 2020 도쿄 올림픽 준비를 위해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라바리니 감독을 선임했고, 약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도쿄 올림픽 4강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라바리니 감독은 대표 선수들의 포메이션과 서브 강도, 위치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며 여자 배구 대표팀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핸드볼 대표팀 역시 ‘시스템 차원에서의 변화’를 추구한다. 유럽 핸드볼 시스템을 대표팀에 이식하고 이를 국내 핸드볼 발전으로 연결시킨다는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낸 빅네임 감독보다는 정보와 데이터에 강하고 선수들과의 소통에 능한 감독을 우선순위에 올려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핸드볼은 국제대회에서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체력을 강조하는 플레이에 방점이 찍혔다. 상대의 체격을 의식한 세트 오펜스 의존도도 높았다. 세계 핸드볼의 최신 흐름은 정해진 틀 안에서 움직이는 세트 오펜스보다는 빠른 공수 전환을 바탕으로 한 ‘스피드 핸드볼’이 대세다.
‘우생순’ 시절과 달리 체격에서도 유럽 선수들에게 크게 밀리지 않는다. 최신 흐름에 맞는 경기 운영 방식과 스타일을 몸에 배게 하는 것이 국제대회 경쟁력을 되살리는 길이라는 게 협회의 선택이다.
외국인 감독 선임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장인익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는다.
이번 대표팀에는 정진희·정현희 자매가 합류해 김온아·김선화 자매에 이은 국가대표 자매 선수가 됐다. 대표팀은 11일부터 진천 선수촌에서 훈련에 들어갔고 23일 노르웨이로 출국한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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