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이 만들어낸 삶의 변화.. 미술의 눈으로 동시대 조명
음향·영상·설치 작업 중심 김상진
메타버스·가상화폐 등 소재로 표현
피아노 전공 이색 이력의 작가 오민
시각화된 '헤테로포니' 다양성 그려
'큐빗 투 아담' 제목으로 꾸민 최찬숙
거대한 스케일의 화면에 시선 압도
한국미술 다양한 조류 거쳐온 방정아
'흐물흐물' 허물고 섞이는 상상 풀어내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올해의 작가상 2021’ 전시의 막을 올리는 이는 김상진 작가다. 음향, 영상, 설치 작업을 중심적으로 해 온 그는 ‘비디오 게임 속 램프는 진짜 전기를 소비한다’는 제목의 전시를 준비했다.
그의 전시 공간은 첫인상부터 유토피아를 기다리는 설렘과 기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두려움 등이 혼합된 공기가 공간을 꽉 채운 느낌을 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네온 색감의 설치작품들과 그에 조화되는 음향이 동시에 관람객의 눈과 귀를 신선하게 자극해오며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바닥을 향해 비스듯이 기울어져 관람객을 내려다보는 듯한 화면 속에는 칠레의 광산에서 작가가 직접 찍은 영상이 흐른다. 최찬숙은 땅에 정주하지 못하는 이들, 이주자들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표출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바탕이 되는 땅과 토지 소유 문제를 다뤘다.
그는 “성질이 다른 두 개가 만나 경계선이 무너지고 서로 섞이는 상상을 해보면서 풀어냈다”며 “흐물흐물 흘러내리는 것이 견고했던 제도나 수직적 관계일 수도, 흐물흐물해져서는 안 될 생태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삶이 정치와 떼려야 뗄 수 없음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온 그는 이번에도 ‘흐물흐물’이라는 거창하지 않은 말로 관람객을 안내하면서도, 흐릿해진 정신을 깨우는 각성제와 같은 작품들을 내놨다.
부산에서 살며 작업하는 작가는 부산항 제8부두 미군기지에서 맹독성 생화학물질을 반입해 세균실험을 벌여온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부산이 발칵 뒤집히자 또다시 붓을 들고 이 문제를 화폭에 담았다. 휴전선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반도의 현실을, 원자력발전소 밀집지 옆에 사는 현실을 캔버스에 담고, 플라스틱으로 뒤덥힌 생태계의 현실을 걸개그림처럼 대형 천에 그려냈다. 지금 여기, 바로 우리와 주변인의 실존을 지키고자 해 온 방정아의 붓질에서는 특유의 위트, 한층 강해진 위기의식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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