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아닌 상업영화"..'탄생'윤시윤X안성기, 김대건 신부 삶 그린다[종합]

김소연 2021. 11. 1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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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제작발표회에 배우들이 참석했다. 사진| 강영국 기자
우리나라 첫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25년 짧았지만 불꽃같던 삶이 조명된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는 영화 '탄생'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윤시윤, 안성기, 이문식, 정유미, 이호원, 송지연, 하경, 임현수, 박지훈과 박흥식 감독이 참석했다. 또 염수정 추기경,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황명선 논산시장이 자리했다.

영화 '탄생'은 한국 최초의 사제 김대건 성 안드레아 신부의 삶과 죽음을 다룬 작품이다. 희망조차 보이지 않던 시대, 그 희망마저 스스로 만들어내야 했던 청년 김대건의 인내와 용기, 자기 몸을 기꺼이 던진 헌신, 그리고 그의 생애 내내 보여주었던 신과 인간에 대한 사랑을 담는다. 올해 김대건 신부의 탄생 200주년과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에 맞춰 제작이 확정된 이 작품은 김대건 신부의 역사적 의미를 반추하기 위해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철저한 자료 조사를 진행했다. 김대건 신부의 마카오 유학과 불란서 극동함대 사령관 세실의 에리곤호 승선, 아편전쟁, 동서 만주를 통한 육상 입국로 개척, 라파엘호 서해 횡단, 백령도를 통한 해상 입국로 개척 등 주요 모험 장면들을 만날 수 있을 예정이다.

박흥식 감독은 "천주교 소재가 된 영화이지만 재미와 의미 갖춘 상업 영화"라며 "15세에 세례를 받고 마카오 유학부터 10년간의 짧은 삶 속에서 근대화를 열어젖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천주교 밖에서는 종교인이라는 이유로 관심을 안가졌고 천주교 안에서는 첫 신부라는 점과 순교에만 관심 가지지 않았나 싶다"며 "새로운 생각을 한 사람이다. 서해를 횡당하고 바다와 육지를 종횡무진 누빈 선구자다. 근대를 어떻게 열어젖히고 스러져 갔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줌으로서 (김대건 신부에 대한 인식을) 올바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윤시윤. 사진| 강영국 기자

윤시윤은 극중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았다. 윤시윤은 "영광스러운 자리라 긴장이 많이 된다. 조선 최초의 신부였던 김대건 역을 맡았다. 200년 전 신앙과 시대를 앞서간 자유와 평등 가치를 내건 인물을 보여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라며 "벅찬 마음으로 부담감으로 시작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이런 인물을 맡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영광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호원. 사진| 강영국 기자

이호원은 김대건 신부에 이어 신부가 된 조선 최초의 신학생 최양업 역을 맡았다. 이호원은 "김대건이 피의 사제라면 땀의 사제"라며 "많은 땀을 흘리며 희생 치르고 업적 쌓은 분이라고 알고 있다. 신념에 대해 확고하고 강단있는 성격을 가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원은 천주교 신자가 아니다. 무교인 이호원이 종교색이 짙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이호원은 "대본을 보고 조선시대가 유교사상에 물들어 있는데 어떻게 서양에서 온 천주교를 받아들이게 됐는지, 또 왜 천주교를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했는지 와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종교가 없어서 더 궁금해졌고 작품을 하고싶었다"고 덧붙였다. 이호원은 또 "천주교에 대해 알기 위해 성당도 다니고 공부를 하고 있다. 대본 보면서 느낀 점은 (당시 사람들에 천주교가) 신앙 때문이 아니라 평등이라는 개념조차 없을 때인데 평등이라고 말하는 게 충격이었을 것 같고 매력으로 다가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나른 대로 분석한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안성기. 사진| 강영국 기자

천주교 신자로 유명한 안성기는 역관이자 기해박해 당시 순교자인 유진길 아우구스틴 역을 맡았다. 안성기는 "유진길이 큰 역할은 아니지만 제가 신자이기 때문에 의무감을 가지고 있다"면서 "영화의 시나리오를 봤을 때 너무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유진길은 중국을 많이 왕래한 역관이다. 김대건, 최양업을 신부로 만들기 위해 마카오까지 안내를 하는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안성기는 또 "젊은 배우들은 처음 본 사람들이 많아 어떤 느낌인지 모르겠지만 현장에서 즐겁게 행복하게 촬영할 생각이다"라고 촬영에 의욕을 드러냈다. 이에 박흥식 감독은 "뭐라고 하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유진길 역을 부탁드렸다"며 안성기의 열정을 언급하기도 했다.

`탄생`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 사진| 강영국 기자

축하인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염수정 추기경은 "작년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화 '저 산 너머'를 보고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해 아쉬웠다"면서 "김대건 신부님은 우리나라의 보물같은 분이다. 영화 '탄생'이 잘 마무리되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이런 분을 만나기 힘들다는 생각을 한다.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했다. 이런 인물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염수정 추기경은 또 "인도네시아에서 명동성당보다 더 큰 성당을 만드는데 주보 성인으로 김대건 신부님을 모시는 성당을 짓고 싶다고 했고 건립됐다"면서 "김대건 신부님은 하느님 앞에서 새롭게 되어 온전히 자신을 투신하는 삶을 사셨기 때문에 (한국인 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것이 있지 않나 싶다. 코로나19로 세계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통해 마음에 무언가가 전달되면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 산 너머'에 이어 '탄생'에 투자를 한 아이디앤플래닝그룹 남상원 대표는 "150억원의 제작, 배급 비용이 들었다. 내년 11월에 개봉 예정이다. 내년 10월에 바티칸에서 시사회도 예정되어있다"고 설명하며 기대를 당부했다.

영화 '탄생'은 11월말께 크랭크인 예정이다. 2022년 개봉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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