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뛰어나다" KS 준비하는 천재타자와의 만남을 꿈꾸는 무명투수

2021. 11. 11.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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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강백호 선배를 상대해보고 싶다."

키움 정재원(20)은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0년 2차 7라운드 67순위로 입단했다. 타자(우투우타)로 출발했으나 최근 투수 전향을 결정했다. 올해 타자로 퓨처스리그 25경기에 출전, 타율 0.119 3타점 4득점에 그쳤다. 정재원은 최근 전라남도 고흥에서 진행 중인 키움의 마무리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정재원은 11일 구단을 통해 다시 투수로 전향하게 된 계기에 대해 "구단에서 투수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왔다. 바로 하겠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계속 투수를 해왔고 투수라는 포지션에 대한 열망이 컸다. 잘 풀리지 않아서 야구를 그만두게 되더라도 투수로 다시 뛰고 싶었다"라고 했다.

최근 야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사례가 많은데 본인에게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정재원은 "그런 부분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 투수로 뛰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만약 올해 방출되면, 군대에 다녀와서 다시 도전해보고 잘 안되면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라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까지 투수로 뛰다가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정재원은 "당시에 3학년에 강백호 선배도 있었고, 윗 학년에 (정)우영이 형도 있었다. 이번에 지명된 (주)승우 형도 있었다. 좋은 투수가 많아서 경기에 나서려면 1루수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처음 야수로 전향했을 때는 무서운 게 없었다. 성적이 나오다 보니 점점 타격에 욕심이 났다. 그러다 보니 다들 3학년에 겪는다는 슬럼프가 2학년 때 왔다. 3학년 전반기까지 정말 부진했다. 그때 감독님께서 제가 얼마나 못 치든 계속 믿고 내보내 줄 테니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니 후반기엔 3안타 경기도 하게 됐다. 그런데 타격 사이클이 올라올 때쯤에 홈 승부를 하다가 손목을 다쳤다. 드래프트 즈음에 대학은 생각도 못 했고 독립야구단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전혀 기대하지도 않고 있었는데 집에 와서 TV를 켜니 제 이름이 불렸다. 바로 아버지께 전화했는데 처음엔 믿지 않으셨다. 지명됐다는 사실을 아시고 아버지도 눈물을 보이셨다"라고 했다.


투수를 하겠다고 결심하고 선배나 동료 투수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받은 적이 있다. 정재원은 "조언보다는 그동안 잊어버린 투수로서의 느낌을 많이 물어봤다. 던질 때의 느낌이나, 손가락의 감 같은 것을 물어봤다"라고 했다.

투수로 등판해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가 있을까. 정재원은 "서울고 선배인 KT 강백호 형을 상대해보고 싶다. 지금 프로에서 가장 뛰어난 타자 중 한 명이지 않나. 어느 공이든 좋으니 아웃 카운트를 잡아보고 싶다"라고 했다.

어떤 투수가 되고 싶을까. 정재원은 "원래 제구로 승부하는 투수였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던졌는데 슬라이더에 타자들이 많이 속았다. 지금은 투수 시절의 감을 기억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때의 느낌을 되찾기엔 아직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했다.


투수로서 롤 모델이 있을까. 정재원은 "딱히 없다. 대신 투수 전향을 결정하고 많은 선수의 투구 영상을 찾아봤다. 그중에 일본 소프트뱅크의 센가 코다이의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관심 있는 투수는 아니었는데 어느 날 보고 정말 놀랐다. 화면 너머로 보면서도 공이 정말 대단하다는 게 느껴졌다"라고 했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했다. 정재원은 "일단 투수로서 몸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다. 투수로 전향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다음에 순발력이나 공 던지는 감각을 기르려 한다.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제가 하고 싶었던 걸 하는 거기 때문에 너무 기대되고 재미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끝으로 정재원은 내년 목표에 대해 "제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제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후회하지 않을 자신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마운드 위에 서게 된다면 실감이 나지 않을 것 같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 돌고 돌아서 진짜 제가 하고 싶었던 자리에 서게 된 거니까.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정재원.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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