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산 넘어 유럽으로"..르노그룹도 놀란 XM3 5만대 수출

송승현 2021. 11. 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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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방문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출하 품질 지표·공장 품질 수준 평가 등 르노그룹 내 1위
다차종 혼류생산·AGV 등 철저한 자동화 공장 경쟁력 비결
"혼류생산에도 품질 우수 세계적으로 손꼽아" 자부심
지난 9일 방문한 부산공장은 대부분의 라인이 다차종 혼류생산을 위한 자동화로 설계돼 있다. 자동화율은 97% 이상에 달하며, 이로 인해 르노그룹 내에서는 생산 및 공정 과정에 대해 탑티어 생산기지로 꼽힌다. (사진=송승현 기자)
[부산=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부산을 넘어 유럽으로, 유럽을 넘어 세계로!!!’

철이 부딪히며 내는 소음이 가득한 공장. 노란색 현수막 글귀 앞을 각종 기계와 직원들이 바삐 움직였다. 그 사이로 언뜻 보이는 로봇팔이 자동차 테일게이트(트렁크)를 든 채 절도 있는 동작으로 용접 작업을 이어 나갔다. 로봇팔 움직임은 현수막 아래에 적힌 ‘불량은 만들지도 말고 보내지도 말자’라는 작은 글귀와 어우러져 공장 전체 고조된 분위기를 대변했다.

11일 방문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은 마치 군사기지를 방불케 했다. 공장 곳곳에 걸린 ‘세계를 장악할 아르카나(ARKANA) 스탬핑의 혼을 불어넣어 생산하자’, ‘XM3 유로 성공은 완벽한 판넬 생산부터! 품질은 스탬핑이 책임진다’ 등 현수막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고 있었다. 부산공장 직원들은 오랜만에 되찾은 공장 활력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지난 9일 방문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내에는 XM3 수출을 위한 각종 문구가 곳곳에 배치돼 직원들의 사기를 복돋아주고 있었다. (사진=송승현 기자)
부산공장, 르노그룹 내 손꼽히는 생산기지…XM3로 경쟁력 증명

부산공장은 지난해 닛산 로그(Nissan Rogue) 위탁 생산이 종료된 탓에 수출 2만대에 그치며 암울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르노삼성에서 설계하고 생산하는 차종 XM3(수출명 아르카나)가 올해 들어 현재까지 5만대 수출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날 공장 설명을 맡은 이해진 제조본부장은 “까다로운 유럽 자동차 시장을 포함해 XM3 수출이 5만대를 돌파한 것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며 “이는 부산공장 품질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으로 내년에는 10만대 이상 수출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단기간 XM3 5만대 수출 성과는 부산공장의 장점을 극대화한 결과다. 부산공장은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Alliance·동맹) 중에서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먼저 부산공장은 생산 과정에서 발견되는 모든 불량을 100대당 불량건수로 나타내는 지표(DPH)에 있어 스페인 팔렌시아와 바야돌리드 공장에 이어 르노그룹 내 3위다. 나아가 르노그룹이 매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공장 품질 수준 평가(PHC)에선 1위에 올라 있다.

이같은 성과는 철저한 자동화를 통한 다차종 혼류생산에서 나온다. 부산공장은 1개 조립 라인에서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구분 없이 4가지 각기 다른 플랫폼의 8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다. 다차종 혼류생산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수요에 따라 생산 모델을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XM3 수요가 높고 SM6 인기가 식으면, 언제든 SM6 생산을 줄이는 대신 XM3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방문한 공장에서도 라인 대부분은 요즘 인기가 높은 XM3 생산에 여념이 없었다.

자동부품 공급장치(AGV)가 탑재된 블록&키트(Block&Kit) 시스템이 미리 설정된 가상의 경로를 따라 각 라인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다. 이에 따라 작업자들은 움직이지 않고도 필요한 물품을 오류 없이 받아 조립할 수 있게 된다. (사진=송승현 기자)
필요 부품 정량·정위치로 작업자에게…자동화가 이룬 출하 품질 지표 1위

부산공장은 특히 고객에게 인도한 차량에 대한 대당 불량건수를 나타내는 출하 품질 지표(SAVES)에서 그룹 내 1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불량률이 적다. 이는 생산 과정 자동화를 통해 조립 오류 등을 최소화하는 공장 기술력에서 비롯된다. 부산공장에서는 자동부품 공급장치(AGV) 210여대가 공장에 곳곳에 배치돼 활약하고 있었다.

이날 방문한 부사공장 차체 공장 라인에서는 AGV를 기반으로 한 블록&키트(Block&Kit) 시스템 수십대가 미리 설정된 가상의 경로를 따라 바쁘게 움직였다. 블록은 프론트, 리어, 사이드, 테일 등 차량의 부위별 구분을 말하고, 키트는 해당 부위에 사용되는 부품을 한 대의 바퀴 달린 트레이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엔진룸 라인에는 블록&키트 시스템에 따라 해당 라인에 필요한 부품이 트레이에 실려 작업자 앞으로 배달된다. 작업자들은 움직이지 않고도 시스템에 의해 정교하게 공급된 부품을 받아 조립할 수 있다..

이외에도 부품 체결의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테블릿 PC를 통한 실시간 품질 피드백 관리 ‘인라인 품질 자주보증’ △볼트, 너트 체결, 미체결 상태 등을 보증하는 ‘체결품질보증 시스템’(TQMS) △각 라인 끝에 품질 관리를 위해 설치한 약 65대 CCTV를 통한 ‘품질보증 추적관리’ 등 하나부터 열까지 자동화와 직원들의 꼼꼼한 검수를 통해 차량 품질을 보증한다.

이호식 조립 1, 2라인 팀장은 “고객에게 인도된 차량 품질이 좋을수록 부산공장 경쟁력은 올라간다”며 “다차종 혼류생산에도 품질이 우수한 공장은 세계적으로 몇 안 되는 곳인데 부산공장이 바로 그곳”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오전 부산공장은 XM3 5만대 이상 수출고를 기록했다. 해당 차량은 수출을 위해 생산된 5만대째 XM3 모습이다. (사진=송승현 기자)

송승현 (dindibu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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