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르노삼성 부활 신호탄 'XM3' 수출 5만대 돌파 비결은?
"XM3 아니면 안된다는 분위기가 자리잡았습니다."
지난 9일 오후 르노삼성자동차의 부산 프레스 공장에서는 강철과 강철이 부딪히며 둔탁한 마찰음을 일으켰다. "쿵, 쿵" 소리와 함께 대형 스탬프는 수천톤의 압력으로 강판을 찍어냈다.
직원들이 묵묵히 그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면서 강판은 문짝 등으로 바뀌었고, 무인기가 화물열차처럼 길게 꼬리를 끌며 스탬핑이 끝난 강판을 차체공장으로 실어날랐다. 정재훈 프레스 공장 팀장은 "품질에 타협 없고 불량은 받지도 주지도 말자는 주의"라고 자신했다.
부산공장 설립 20여년이 지났지만 자동화율이 높다. 용접 100% 자동화를 달성한 차체공장의 경우 사람 직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로봇팔들이 불똥을 튀기며 강판들을 하나의 차체로 만들었다. 물류공급 자동화율은 95%에 달한다.
상이한 여러 공장을 아우르는 공통점은 두가지. 가동을 중단한 기계들과 XM3(수출명 아르카나)의 유럽 진출 관련 플래카드다.
프레스·차체공장 등 곳곳서 움직임을 멈춘 기계를 보면서 그간 르노삼성의 부진을 체감할 수 있었다. 르노삼성은 본사인 르노그룹의 생산 배정 규모에 따라 생산량과 수익이 좌우된다. 2017년까지는 부산공장서 생산한 닛산 로그에 힘입어 26만대를 생산했지만 닛산의 위탁 생산 물량이 점점 줄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닛산은 2019년 부산공장의 잦은 파업 등을 이유로 배정 물량을 40% 줄였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로그 일감이 아예 끊겼다. 르노삼성은 결국 지난해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까지 겹치면서 5년사이 생산량이 9만8000대로 줄었다. 한 때 7가지 차종을 생산하던 부산공장은 이제 SM6, QM6, XM3 세 차종만 생산한다.
XM3(수출명 아르카나)는 위기서 등장한 '가뭄 속 단비'다. 지난해 7월 칠레 수출을 시작으로 약 1년 반만에 수출 5만대를 돌파했다. 유럽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지난 3월 4개국에서만 사전 출시되는 등 출시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좋은 반응이 이어졌고, 이에 힘입어 올해 수출 6만대, 내년에는 10만대를 달성할 전망이다.
불량차량이 나갈 수 없도록 검사라인만 7개를 운영하며 최소 3번의 검사 절차를 거친다. 작업을 수행하는 인력들도 생산 라인·차종 변경에 능숙하며, 다차종 생산도 가능한 평균 나이 40대 초반, 20여년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이에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전세계 20개 공장 중 출하 차량에 대한 불량수가 가장 적고, DSTR(표준시간 대비 투입된 작업시간 비율)은 상위 5위권이다. 세계 자동차 공장 생산성 지표인 '하버 리포트'에서 2019년 전세계 126개 공장 중 종합 6위를 기록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유럽에 있는)본사가 유럽에서 판매할 차종을 높은 원가에도 지구 반대편인 한국서 만드는 이유는 부산공장의 품질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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