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동원, 韓 유일한 에이스예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1. 11. 1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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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영화 ‘1984 최동원’ 공식포스터, 사진제공|트리플픽처스, 영화사 진.


마운드를 호령하던 고 최동원을 기억하는가. 1984년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한국시리즈 7차전을 기억하는 이라면 아주 반가울 영화가 온다. 한국 야구의 전설, 롯데 자이언츠에게 기적 같은 우승을 안긴 무쇠팔 고 최동원을 담은 최초의 다큐멘터리 ‘1984 최동원’(감독 조은성)이다.

“우리나라에서 ‘에이스’란 칭호가 잘 어울리는 유일한 사람이었어요. 야구 선수 중 안경 낀 사람이 거의 없어서 ‘금테 안경의 에이스’라고도 불렸는데, 팀을 아우르고 경기를 지배하는 ‘에이스’는 그가 유일하지 않았나 싶어요. 제 마음 속 최고의 에이스고요.”

조은성 감독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10여년의 기획 끝에 ‘1984 최동원’을 내놓는 벅찬 소감과 우상을 향한 그리움, 그리고 야구 전설들과 함께했던 영화 작업기 등을 공개했다.

조은성 감독.


<다음은 조은성 감독과 일문일답>

Q. ‘1984 최동원’을 처음 기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A. 최동원 선수가 돌아가셨을 때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추모일 것 같았다. 생전 인터뷰를 못 한 게 한이 되어서 5년 전부터 유족들을 만나고 자료를 모았다. 다행히 그와 함께 1984년 마운드를 밟았던 동료 선수들이 쉽게 증언을 해줬다. 아마도 그들 모두 최동원을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Q. 임호균, 이만수, 김용철 등 야구계 내로라하는 전설같은 스타들도 함께 했다. 섭외 비결이 있다면?

A. 어릴 적 야구를 5년간 했다. 재능이 없어 그만둔 후 영화 쪽으로 길을 바꾸고 처음 만든 다큐멘터리가 재일동포 학생야구회를 다룬 ‘그라운드의 이방인’(2009)이다. 그때 임호균 선수와 친해지게 됐고, 이번 작품을 기획하면서 그를 통해 당시 멤버들을 섭외할 수 있었다.

영화 속 최동원.


Q. 고인이 된 아들의 동상을 매일 닦는 최동원 어머니 김정자 여사도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A. 그분과 인터뷰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고 어머니의 컨디션도 살펴야 해서 2시간씩 끊어 3번에 걸쳐 인터뷰 했다. 어머니는 괜찮다고 하며 아들에 관해 얘길 해주는데 오히려 내가 못 듣겠더라. 특히 영화에 넣진 못했지만 ‘최동원은 내 심장 같은 아들이라, 내 심장이 멈추지 않는 한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잊혀지질 않는다.

Q. 완성본 속 최동원 선수를 마주하니 어떤 생각이 들었나.

A. 그에겐 단지 ‘투혼’ ‘열정’만으론 설명되지 않은 무엇이 있었다. 그게 뭔지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또한 이렇게 그에 대한 기록을 하면서 다른 스포츠 선수들의 삶을 기록하는 콘텐츠가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한국 스포츠사에서 굵직한 존재를 보여준 사람들을 기록으로 보존한다면 관객들에게도 재미와 의미가 있을 거로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왜 굳이 ‘최동원’이었나?

A. 난 부산 태생이 아니다. 그런데 독특했던 건 부산 사람에게 최동원을 아느냐고 물으면 ‘부산 바닥에 최동원 모르는 사람 있느냐’를 답이 늘 돌아왔다. 또 ‘롯데는 싫어해도 최동원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도 있다. 부산에서 ‘최동원’은 야구 이상의 존재인 거다. 실제 부산 10대 상징으로도 최동원이 매년 뽑힌다. 추앙을 넘어 부산의 상징이 된 거다. 늦은 나이에 프로리그에 와서 불꽃 같은 삶을 살고 간 그를 꼭 다루고 싶었다.

‘1984 최동원’은 11일 전국 극장가서 개봉한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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