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유럽 4개국서 불어오는 상생의 훈풍

유정열 코트라 사장 2021. 11. 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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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우리가 함께하면 더 나은 회복과 새로운 미래를 만들 수 있다.” 지난 3일 헝가리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그룹(V4) 비즈니스포럼에서 각국 정상은 이전보다 한층 강화된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한국과 V4 경제인들도 지속 가능한 미래 비전을 공유하고 혁신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

V4는 폴란드·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 등 중유럽 4개국이 1991년 창설한 지역협력체다. 1989년 이후 탈(脫)냉전 흐름을 타고 성공적인 체제 전환과 시장경제 발전으로 신성장 동력 국가들로 부상했다. 2004년 유럽연합(EU) 가입 이후 유럽 시장의 생산거점으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급격히 증가해 ‘유럽의 공장’으로도 불린다.

V4는 한국에 있어 대유럽 수출 및 투자 핵심 지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EU 수출 약 3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며, 누적 투자액이 100억달러가 넘는 최대 투자처이기도 하다. V4는 유럽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양질의 인적 자원 등을 배경으로 그간 우리 기업의 유럽 대륙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잠재력 등으로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역동적인 V4와 한국은 상호 협력을 통해 발전할 여지가 무진무궁하다.

먼저 친환경 배터리 협력이다. V4는 EU 그린딜에 대응해 친환경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생태계 형성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세계 최초 전기차 전기모터를 개발한 헝가리를 비롯한 V4는 기초과학 기술 역량이 탁월하다. 유럽의 전기차 배터리 산업 허브로 V4가 부상하는 이유다. 한국과 V4 간 경제협력이 단순 제조업을 넘어 전기차 배터리 등 소재·부품·장비 기술협력으로 강화돼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유럽 전기차 산업의 공급망을 선점하고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수소·디지털 등 신산업 분야로 협력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 V4는 올해 ‘국가 수소 전략’을 발표해 수소경제 활성화에 팔을 걷었다. 일례로 슬로바키아는 이번 두바이 엑스포에서 수소 버스·비행기 등 주요 성과물을 뽐내며 눈길을 끌었다. 한국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등 수소 활용 분야의 선도국가로 V4에 최적의 협력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인프라 분야의 협력이다. 폴란드를 비롯한 V4 국가들은 EU 기금을 활용해 도로·철도·지하철 등 인프라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티, 병원 현대화 등 대규모 프로젝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V4의 건설·인프라 확대는 한국에게 새로운 기회다.

이번 포럼에서 한국과 V4 정상은 협력의 범위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제 민관(民官)이 함께 결단과 추진력으로 더 큰 협력과 성장을 만들 차례다.

상생의 훈풍이 중유럽에서 불어온다. 한국과 V4 기업인들의 경제협력으로 코로나19 상흔으로부터 더 빠른 회복과 힘찬 도약을 기대한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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