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서울대, 대학 평가 순위 넘어 지식혁명 선도해야

버나드 에거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국제협력본부 부본부장 2021. 11. 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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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터를 잡아 서울대에서 외국인 교수로 20년 근무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동안 서울대는 국립대학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되었고, 법인화 지위에 맞게 대학 재정 및 운영의 자율성 확대 및 연구 중심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 QS(Quacquareli Symonds)와 조선일보가 실시한 ‘2022 아시아 대학 평가’ 순위와 함께 QS가 시행하는 ‘2022 세계 대학 평가’ 순위가 발표되어 그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같은 기관에서 집계했는데, 전 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한 평가 중 아시아 대학 순위와, 아시아 대학들만 대상으로 한 평가 순위가 달라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의 경우, 2022년 세계 대학 평가 순위는 36위로 작년 대비 한 단계 상승했고, 아시아 대학 중에는 10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시아 대학만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선 18위로 작년 대비 4단계 하락했다. 세계 대학 평가 중 아시아 대학만 놓고 보면 10위이고, 아시아 대학만 평가 대상으로 한 별도 조사에선 18위를 한 것이다. 세계 대학 순위 23위(아시아 대학 6위)인 일본 도쿄대도 아시아 대학을 대상으로 한 다른 조사에선 11위를 기록했다. 반면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은 세계 대학 순위 65위(아시아 대학 17위)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대학 순위에서는 8위에 올랐다.

이렇게 대학 평가 순위가 다르게 나온 것은 두 조사에 사용된 평가 지표와 가중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대의 경우 세계 대학 중에선 순위가 상승한 반면, 아시아에선 순위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엇갈리는 순위에 대해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QS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서울대가 개선해야 할 부분을 수용해 대학 발전에 반영하는 것이다. 다양한 대학 순위 평가에서 지적되는 합당한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대학 장기 발전을 위한 성찰과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원하는 대학, 그리고 서울대가 지향하는 대학은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교육기관이다. 한국 대학이 세계 초일류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투자와 지원이 계속되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기술 혁신과 발전을 견인하는 지식 혁명은 세계 초일류 대학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서울대 위상에 걸맞은 역량 개발 책임이 무거워지고 있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라고 했듯이 서울대는 다양한 평가와 문제 제기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대학 발전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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