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광주 방문'에 "표 계산용 이벤트·출장 정치쇼" 맹비난(종합)

"봉변당하는 그림 만들려는 얄팍한 발상..스토킹 방식의 사과"
"압수수색 집행하듯 사과 강제집행..억지사과, '개 사과' 2탄"

5·18 민주묘지 참배하는 윤석열 대선 후보 (광주=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10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들에 막혀 묘역 근처에서 참배를 하고 있다. 2021.11.10 [공동취재] uwg806@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지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10일 '전두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사과한데 대해 "광주 출장 정치쇼", "표 계산용 이벤트"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전두환이 공수부대로 광주를 강제 진압했다면, 윤석열은 억지 사과로 광주시민을 강제 위무하려 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광주시민을 대표한 5·18 단체들이 현시점에서 방문 자체를 반대했으나,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듯이 광주시민을 상대로 사과를 '강제집행'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광주 시민 누구도 윤 후보가 진정 어린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한 뒤 광주를 찾았다면 방문을 반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방통행식 사과, 보여주기식 사과, 말만 번지르르한 사과이기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향해 "5·18민주화운동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는 노력을 하고 5·18 진상규명에 앞장서겠다는 것, 역사 왜곡에 대한 당 차원의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 폄훼의 주역들을 당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을 명확하게 약속해라"라고 촉구했다.

이용빈 선대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사과문은 맹탕뿐인 내용"이라며 "여전히 전두환 정치에 대해선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여기고 있는지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반민주와 폭력의 전두환 정치부터 공개적으로 반성했어야 옳다"며 "전두환 국가장에 대한 입장도 없이, 5·18 민주화운동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앞장서겠다는 약속도 없이 찾아온 광주 방문은 결국 허울뿐인 정치쇼에 불과했다"고 깎아내렸다.

국회부의장인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오지 말라는 광주시민들의 목소리를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사과의 시작"이라며 "그런데도 굳이 가겠다는 건 결국 봉변당하는 그림을 만들어서 광주를 또 한 번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고 이용하겠다는 얄팍한 발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두관 의원도 SNS에 "국힘과 윤석열 후보를 인정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겉으로는 계속 사과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학살자를 옹호하기 때문"이라며 "핵심은 비껴가면서 광주 집단 방문과 묘비 앞에 고개 숙이는 '광주 쇼'를 골백번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고 속을 국민은 없다"고 썼다.

이재명 후보 경선캠프 대변인 출신인 현근택 변호사는 윤 후보가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쓴 것에 대해 "보여주기 쇼라도 제대로 해야 합니다. 이게 뭡니까"라고 SNS에 적었다.

윤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자신의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에 대해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날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 참배광장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당원들을 만나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전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는 거센 비판을 받으며, 이어진 '개 사과' SNS 글로 상황을 악화시켰다.

y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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