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 좀 더 섬세해져야"..이재명, 2030 남성표 잇단 구애
[경향신문]
‘여가부’ 명칭 변경 제안 이어
“여성 입장에서도 인간으로서
평등하게 대접받으면 된다”
일정 재개 후에도 발언 계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0일 “고민 고민 끝에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로 이름을 바꾸자 얘기했는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되는 것처럼 남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것도 옳지 않다”고 했다. 2030세대 남성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적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우리 사회에는 남녀 간에 차별과 격차가 현존하고 있다”면서도 “청년세대는 엄혹한 경쟁 때문에 진실 여부를 떠나서 ‘성평등 정책에 의해 여성이 우대받고 우리는 홀대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생겨나게 됐다”고 했다. 또 “우리가 평등을 지향해야 하지만 좀 더 섬세해져야 한다”며 “여성의 입장에서도 인간으로서 평등하게 대접받으면 되지 ‘여성이니까 우대’ 이걸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홍카단이 이 후보님께 드리는 편지’ 제목의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공유하며 “한 번 함께 읽어보시지요”라고 적었다. 해당 글쓴이는 “민주당 내에서 부동산과 페미니즘 두 가지만큼은 입 밖에도 꺼내선 안 되는 볼드모트 같은 존재가 되어 아무도 비판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전날 SNS에서 “여성가족부를 평등가족부나 성평등가족부로 바꾸고 일부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여가부 폐지론이 일었던 지난 7월 “폐지는 옳지 않고 확대 재편이 맞다”고 말한 것과 온도차가 느껴진다. 여가부 기능 확대 재편에서 기능 조정으로 톤이 조절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8일에는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2030 남자들이 펨코에 모여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한 이유’라는 글을 공유했다. 이 글에는 “민주당이 각종 페미 정책으로 남성들을 역차별했다” 등 내용이 담겨 있다. 다만 이 후보는 관훈토론회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저와는 매우 다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으니 최소한 외면은 말고 직면하자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행보를 종합해 보면 이 후보가 2030세대 남성의 표심을 얻는 데 행보의 무게추를 기울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전날 부인 김혜경씨의 낙상사고 때문에 일정을 전면 취소한 지 하루 만에 일정을 재개했다.
“관료적인 규제는 없애야”
상의 회동에선 친기업 부각
이 후보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 회장)과 지역 주요 상의 회장들을 만나 “보기와 다르게 나는 기업 임원급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최 회장에게 “SK도 경기도에서 사업해서 아시겠지만, 경기도가 매우 친기업적으로 절차도 생략하고 많이 지원했다”고 했다.
이 후보는 “정부의 역할은 시장경제 범위 내에서 기업 자율과 혁신·창의를 가능하게 지원하는 것”이라며 “시장 독점의 폐해와 비효율을 제거하는 규제는 확대할 필요가 있지만, 창조 혁신을 가로막는 관료적 규제는 축소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제가 노동존중 사회 이야기했더니 ‘반기업 정책’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둘은 양립할 수 없는 대치의 영역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지난 8일 스타트업 관계자 간담회에 이어 규제 완화를 강조하며 친기업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이다. 이 후보는 이어 원불교 교정원장을 만났다.
탁지영·윤승민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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