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기업들 "2050년 석탄발전 전면 중단".. 탄소중립에 '전력' 의지

김형준 2021. 11. 10.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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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가람 국제전력기술 엑스포 2021 광주에서 개막
신재생에너지 관련 국내외 기업 신기술도 집결
반기문 기조연설서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겸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의장이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한국전력을 비롯한 전력공기업 7개사가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탄소중립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공동 개발과 투자 확대도 약속했다.


전력공기업 7개사 모여 탄소중립 비전 선포

한전과 발전공기업 6개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한국수력원자력)는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사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엑스포 2021’ 개막식에 참석, 이런 내용의 탄소중립 비전인 ‘제로 포 그린’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엔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을 비롯한 발전공기업 6개사 대표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수소 등 탄소 배출이 없는 발전원으로 과감히 전환해 발전 분야 탄소 배출을 '제로'(0)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공정하고 질서 있는 감축 방안을 마련,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고 대규모 해상풍력이나 차세대 태양광 같은 자본·기술집약적 사업 개발 및 수소 기반 발전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도 소개했다.

1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 개막식에서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과 발전 공기업 6사 관계자들이 탄소중립을 위한 비전인 제로 포 그린(ZERO for Green) 선포 후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전력 제공

전력공기업 7개사는 이 자리에서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37%를 차지하는 ‘전환부문’ 탄소중립 달성은 필수”라며, 공동의 기술 개발 전략과 이행 방안을 담은 ‘탄소중립 기술개발전략’을 내놨다. 에너지 생산(발전), 유통(전력망), 사용(소비 효율화) 등 전력산업 밸류체인 전 과정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날 전력공기업은 터빈 대형화 및 대규모 단지 시공 기술 등을 개발, 2030년까지 해상풍력의 균등화발전단가(LCOE)를 현행 대비 40% 이상 절감한 킬로와트시(㎾h)당 150원까지 내리고, 수전해 기술을 중점 개발해 그린수소의 생산 효율도 현재 65% 수준에서 2030년까지 8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또 연료 전환을 위해 2027년까지 20% 암모니아 혼소를 실증하고 2028년까지 50% 수소 혼소 기술도 개발할 방침이다.

한국전력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 전력계통 안정화에 힘을 쏟고, 한수원은 수상 태양광 발전단지 개발을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기업별 대표 프로젝트도 이날 공개됐다. 전력공기업 관계자는 “이번 비전 선포식은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공동의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실천하겠단 의지를 최초로 공식 선언한 데 대한 의미가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된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형. 광주=김형준 기자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등장… 신기술 집결

한전을 비롯해 효성중공업, 현대일렉트릭, KT, SKT 등 국내외 248개 기업이 참여한 신기술 전시회에선 탄소중립에 힘을 보탤 신기술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전 산하 전력연구원은 이날 ‘유리창호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소개하면서 “고효율 광흡수물질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적용, 유리창호와 일체화된 차세대 태양전지 시제품을 2025년까지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어두운 색이던 태양전지 모듈이 반투명 형태로 제작된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현재보다 모듈 단가는 낮추고, 광전변환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농지 위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 ‘농업공존형 태양광 기술’, 항구에서 하부 지지구조물과 상부 발전기를 모두 조립한 후 전체 해상풍력 터빈을 한 번에 바다로 운송할 수 있는 ‘해상풍력 일괄설치 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최근 정부에서 제시한 탄소 감축 계획이 과도하다는 우려와 비판이 있지만, 탄소중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탄소감축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선제적인 대응 노력을 해야 한다”며 “탄소중립 2050을 실현, 한국의 산업구조를 전환하고 새로운 문명 패턴을 선도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반 전 총장은 "탄소중립위원회는 원전을 사실상 배제한 탄소중립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지만, 원전 없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며 정부를 작심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소형원자로(SMR)에 특화된 한국의 강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광주=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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