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였지만 환영받지 못한 이재명-윤석열, 동병상련

野, 이재명 조건부 특검에 맹폭 "범인 입 맞춘 뒤 특검 꼼수"
與, 광주행 尹에 "사과도 강제집행..전두환 떠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2021' 행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각각 대장동 의혹 관련 인사 관리,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등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두 후보의 사과에도 여야는 여전히 상대 후보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dlT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배임 혐의 등으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대해 "인사권자, 행정책임자로서 일선 구성원의 일탈 행위에 사과드린다"고 거듭 밝혔다.

이 후보는 아울러 자신의 음주운전 전력, 형수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다만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제안한 대장동 의혹과 고발 사주 의혹의 '동시 특검'에 대해선 "수사권 쇼핑을 위한 꼼수"라며 "윤 후보가 특검을 빙자해 수사 회피, 수사 지연 목적을 달성하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대장동-화천대유 문제는 수사가 미진하면 당연히 특검하되, 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윤 후보 가족의 부정부패 문제는 지금 단계에선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며 "이를 피하기 위해 수개월을 소요하는 특검으로 피할 생각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야권은 이 후보의 이러한 '조건부 특검' 수용 입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쩨쩨하게 조건부 특검 수용 의사로 여론을 물타기 하지 말고 집권 여당 대선 후보답게 오늘이라도 전면 수용하라"며 "증거 없애고 숨기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범인들끼리 입 맞추도록 시나리오까지 사전에 마련하게 한 후 특검받겠다는 것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검찰 수사가) 미진하면 특검 받겠다는 것은 안 받겠다는 말장난"이라며 "대장동 검찰 수사는 수사 의지를 의심받을 정도로 이미 충분히 미진하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민주당은 윤 후보의 광주행과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에 대해 사과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5·18 국립민주묘지를 찾아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5·18 민주묘지 앞에 서서 한참을 응시한 뒤, 굳은 표정으로 사과문을 읽어내린 뒤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이에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압수수색 영장 집행하듯이 사과도 강제집행했다"며 "윤 후보가 광주 출장 정치쇼를 강행했다. 전두환은 공수부대로 광주를 강제 진압했다면, 윤 후보는 억지 사과로 광주시민을 강제 위무하려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 후보에게 5·18 진상규명, 당 차원의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이런 약속이 없는 광주 방문은 '개 사과' 2탄"이라며 "윤 후보는 또 한 번의 '개 사과'로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을 모욕하지 말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참배하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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