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집, 여자는 집값의 10% 혼수? 미친짓"..이유 들어보니

박상길 2021. 11. 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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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이 가파르게 오르자 온라인 상에서 결혼 문화에 대해 언급하는 글들이 많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 화제다.

작성자는 "군대 문제로 남자는 사회 진출도 여성보다 더 늦는 게 일반적인데 남자가 집을 준비하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예전처럼 여성의 사회진출이 적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이어 "남자가 집을 해온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남자의 부모님이 해주는 거다. 아니면 정말 남자가 순수하게 자기 능력으로 집을 준비하려면 여성보다 최소 10살 이상 많은 남성이랑 결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30세 여성이라면 남자는 최소 40세 이상 남성과 만나야 그래야 10년 동안 전세금이라도 모을 수 있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3억원짜리 전셋집이라고 하면 1년에 3000만원, 매달 250만원은 모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작성자는 "그리고 남자 부모님은 무슨 죄인가?"라며 "아들 있다는 이유로 집 장만에 수억원 쓰면 노후는 어떻게 하라는 건가. 일부 직종을 제외하면 거의 은퇴했을 것이고 연금만으로도 생활이 어려운 상황일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 살고 싶으면 월세부터 시작하면 된다"라며 "아니면 같이 모은 돈 넣고 나머지는 전세자금 대출받아서 같이 갚아나가면 된다"라며 "남자가 집 해오는 문화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없을 때, 그리고 보증금과 월세 단칸방이라도 준비할 때 비용을 말하는 거지, 지금처럼 아파트 30평대 전세가 아니었던 시기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도 공감했다. A씨는 "원래 집값이랑 혼수랑 가치가 비슷했는데, 집값이 다른 것보다 훨씬 많이 올랐다. 요구하는 집의 사양도 높아졌고"라고 적었다. B씨는 "오래가지는 못할 문화라고 본다. (집값·전셋값이 많이 올라서) 슬슬 불가능의 영역에 들어가고 있으니까"라고 말했고 C씨는 "벌이가 좋은 여성분이 이제 집을 마련하고 남자가 혼수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 들어서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이 지난달 15억원을 돌파했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올해 10월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은 평균 15억307만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계·공개되기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도권 상위 20% 아파트값은 2019년 8월 10억297만원으로 평균 10억원을 넘은 뒤 작년 2월 11억359만원을 기록하며 6개월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그 후 7개월 만인 작년 9월 12억1991만원으로 12억원을 돌파했고 이로부터 불과 4개월 만인 올해 1월 13억1326만원을 기록하며 13억원도 넘어섰다. 이후 또 5개월 만인 올해 6월 14억1616만원으로 14억원을 넘은 데 이어 4개월 만에 다시 15억원 선을 돌파했다. 1년 전인 작년 10월 12억2754만원과 비교하면 2억7553만원 올랐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2017년 5월 7억2133만원과 비교하면 7억8174만원(108%) 급등했다.

특히 수도권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대출 금지선'인 15억원을 넘겼다. 정부는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내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서는 매입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다. 현재 수도권에서는 서울 모든 지역과 경기 과천시·성남분당·수정구·광명시·하남시·수원시·안양시·안산단원구·구리시·군포시·의왕시·용인수지·기흥구·동탄2신도시, 인천 연수·남동·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돼있다.

지난달 기준 서울 상위 20% 아파트값(23억673만원)은 23억원, 인천(7억3874만원)은 7억3000만원을 넘어섰고 경기(9억5950만원)는 9억6000만원에 다가섰다. 수도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상승세지만, 올해 저가 아파트(하위 20%)의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5분위 배율은 하락세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5분위)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 평균 가격으로 나눈 값이다. 수도권 아파트 5분위 배율은 지난달 5.4를 기록해 올해 1월(6.7) 이후 매달 떨어졌다.

서울지역 중위 가구의 소득과 집값 격차는 사상 최대치로 벌어졌다. 2019년 6월 기준 12.9였던 '연 소득 대비 주택구매가격 비율'(PIR: Price Income Ratio)은 2년 만인 올해 6월 18.5로 치솟았다. PIR은 주택 가격을 가구 소득으로 나눈 것으로,서울에서 소득과 주택가격이 중간 수준인 3분위를 기준으로 했을 때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8년 6개월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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