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배대 앞 가로막힌 윤석열..시민단체 반발에 35분만에 발길 돌려

황희규 기자,이수민 기자 2021. 11. 1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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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진땀을 흘렸다.

'전두환 옹호' 논란과 '개 사과' 사진 등으로 분노한 광주 시민단체들이 5·18민주묘지 참배를 완강히 가로막은 때문이다.

앞서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구 상무대를 방문한 윤 후보는 예정보다 약 15분 늦은 오후 4시16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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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성향 단체·오월어머니 등에 막혀 분향은 못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사과문을 읽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광주=뉴스1) 황희규 기자,이수민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진땀을 흘렸다.

'전두환 옹호' 논란과 '개 사과' 사진 등으로 분노한 광주 시민단체들이 5·18민주묘지 참배를 완강히 가로막은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처음으로 호남을 방문한 윤 후보는 전남 화순 고 홍남순 변호사 생가, 5·18자유공원에 이어 5·18민주묘지를 찾았다.

앞선 두 장소에서는 윤 후보 지지자들이 꽃다발을 건네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5·18민주묘지 분위기는 달랐다.

윤 후보의 방문을 앞두고 지지자와 묘지 참배를 반대하는 시민단체 등 600여명이 맞서며 현수막과 손피켓 등으로 구호를 외쳤고 약 1200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돼 이들을 저지했다.

경찰은 윤 후보가 입장할 동선에 따라 문 앞을 11자로 막았고 민주묘지 입구에는 긴급 상황을 대비해 구급차가 여러대 대기했다.

앞서 광주 서구 5·18자유공원 구 상무대를 방문한 윤 후보는 예정보다 약 15분 늦은 오후 4시16분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 도착했다.

그의 차량이 민주의문 앞에 서자 지지자들은 "윤석열, 정권교체! 특검 도입!" 등을 연호했고 시민단체는 "윤석열 아웃" 등을 외치며 신경전을 벌였다.

인파에 떠밀리며 입장한 윤 후보는 '민주와 인권의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방명록을 작성한 뒤 참배대로 향했다.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방문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윤 후보를 막아서며 뒤엉켜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추념문을 지난 윤 후보는 발길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추념문과 참배대 사이에서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과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가 손피켓과 대형 현수막을 들고 동선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참배대 앞에는 오월어머니들이 일렬로 의자에 앉아 윤 후보의 참배를 막고 있었다.

윤 후보를 환영하고, 또 막기 위해 밀려드는 인파에 시민들도 서로에게 밀려 부딪히고, 다치고, 쓰러지기 일쑤였다. 윤 후보는 진땀을 뺐다.

확성기 등을 사용한 시민단체는 '가짜 사과 필요없다'고 외쳤고, 윤 후보 지지자들과 시민단체간 욕설을 주고 받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광주촛불시민 소속 한 여성은 "선량한 광주시민이 윤석열 때문에 다치겠다"라며 "왜 시끄럽게 오고 난리냐. 윤석열은 광주 올 자격 없다"고 외쳤다. 주변 시민들이 함께 환호하기도 했다.

뒤엉킨 시민들 사이에 선 윤 후보는 입장부터 발길이 묶여 10여분 가까이 가만히 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윤 후보는 결국 멈춰선 자리에서 묵념을 하며 온전치 못 한 참배를 했다.

참배 후 윤 후보는 제자리에서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며 "계속 호남을 발전시키겠다"고 인사했다.

그러나 5·18민주묘지 참배를 막아선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들은 "어디라고 참배하느냐", "개한테는 사료가 약이다" 등 험한 말을 이어갔다.

오후 4시41분 윤 후보가 결국 입장을 포기하고 출구로 향했다. 퇴장하는 과정에서도 시민들간의 실랑이는 지속됐다.

그는 묘지 입구에서 "제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과와 함께 정견을 밝힌 윤 후보는 묘지 도착 후 35분만인 오후 4시52분쯤 결국 발길을 돌렸다.

이날 윤 후보의 참배를 가로막은 대진연 소속 송정빈씨(29)는 "윤석열이 광주를 방문한 것 자체가 국민을 우롱하고 기만한 것"이라며 "이번 참배 실패는 광주시민의 힘으로 막아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이날 저녁 목포에서 1박을 한 뒤 10일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기념관을 방문한 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이동할 예정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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