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서류를 몇번 써야 하나요"..무늬만 위드코로나 인천공항

박철근 2021. 11. 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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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내리고 30여분이면 됐던 입국과정이 2시간까지 늘어났어요.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인 점은 알겠지만 똑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적도록 하고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확인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적인 발상 아닌가요."지난달 업무상 미국 출장을 다녀온 A씨는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진이 다 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적게하고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서류 확인과정에서 사람들과 일정 거리를 둬야하다보니 입국장이 매우 혼잡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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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또 확인에 지치는 입국자들..확인만 2시간
허종식 의원, 국감서 "5종 서류 작성 및 줄서기 반복"
위드 코로나로 입국자 증가..특별입국절차 개선 필요
방역당국 "연내 입국절차 간소화 시스템 적용"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인천공항에 내리고 30여분이면 됐던 입국과정이 2시간까지 늘어났어요.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인 점은 알겠지만 똑같은 내용을 몇 번이나 적도록 하고 같은 내용을 여러 차례 확인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적인 발상 아닌가요.”

지난달 업무상 미국 출장을 다녀온 A씨는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보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진이 다 빠졌다고 토로했다. 각종 서류를 직접 써야 하고 해당 서류를 들고 일일이 검역관들에게 가져다주면 육안으로 확인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야 해서다. 이 과정을 한 두번도 아닌 여러 차례 반복하다보니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A씨처럼 해외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입국과정에서 승객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방역조치 강화에만 매몰돼 입국자들의 불편함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되면서 앞으로 해외출장이나 여행 등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방역당국의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대응은 위드코로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입국을 위해서는 여권 외에도 건강상태 질문서, 특별검역 신고서, PCR(유전자 증폭검사) 음성확인서, 예방접종증명서 또는 APP(국내백신), 자가격리면제 확인서(해외백신) 등 5종류의 서류를 제시해야 한다”며 “서류 제시를 위해 5차례의 줄서기와 대기를 반복하다보니 입국시간이 1시간30분~2시간 가량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자료= 허종식 의원실)
허 의원은 “입국 시 제출서류는 이름이나 생년월일 등 같은 내용을 중복 작성하는 사항이 많을뿐만 아니라 모두 직접 작성해야 한다”며 “이 서류들을 검역관과 군인이 육안으로 확인하다보니 입국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백신접종 여부, 백신을 국내에서 맞았는지 헤외에서 맞았는지 등 입국자의 특성에 따라 필수 확인서류가 증가한다”며 “스티커나 목걸이 부착 등 단계별로 확인했음을 증명하는 절차까지 추가되면서 입국 소요시간이 대폭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B씨 입장도 다르지는 않았다. 그는 “똑같은 내용을 여러 번 적게하고 확인하는 데에도 시간이 걸린다”며 “서류 확인과정에서 사람들과 일정 거리를 둬야하다보니 입국장이 매우 혼잡했다”고 전했다.

지난 1일부터 위드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인천공항을 통한 입국객이 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입국과정에서 제출서류와 확인이 불필요하게 많아 입국시간이 지연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입국심사 전에 검역검사를 받은 후 여권에 검사확인 스티커를 붙여야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다. (사진= 독자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하루 평균 입국자 수는 3928명. 위드코로나로 전환한 지난 1~9일 일평균 입국자 수는 4866명으로 열흘도 채 되지 않아 23.9%(938명)나 늘어났다.

허 의원실 관계자는 “입국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 공항 내 대규모 혼잡이 예상된다”며 “단계적 일상회복을 적용하고 있는만큼 특별입국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입국자들이 입국과정에서 불편함을 겪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입국과정 간소화 시스템을 연내 적용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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