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관련없는 내용 공소장에 쓴 檢..경찰관 뇌물사건 공소기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검찰이 경찰 간부의 뇌물사건 수사 후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을 기재한 탓에 주요 혐의에 관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검찰은 지난 4월 공판에서 뒤늦게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해 공소장을 변경했으나, 1심은 7월 선고공판에서 "공소장 변경이 이뤄졌지만, 공소장 기재 방식의 하자가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장 일본주의 문제와 연관된 뇌물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검찰이 경찰 간부의 뇌물사건 수사 후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관련 없는 내용을 기재한 탓에 주요 혐의에 관한 공소기각 판결이 내려졌다.
검찰은 뒤늦게 공소장을 수정했지만, 법원은 이미 발생한 하자가 치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문제가 된 공소를 무효로 판단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부(김경란 부장판사)는 지난 2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A 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뇌물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다.
A 씨는 폰팅 업체 및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 운영을 한 B 씨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고율의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2011년 7월부터 2016년 5월까지 40차례 걸쳐 5천5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경찰 수사를 받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향후 수사 편의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A 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뇌물 혐의 외에도 2019년 6월 3일 지인으로부터 B 씨가 중국에서 검거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경찰서 사무실에서 부하 직원의 아이디로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접속해 B 씨의 보이스피싱 사건 기록을 열람한 혐의도 받는다.
A 씨의 재판에서는 공소장 일본주의가 쟁점이 됐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판사가 피고인의 유무죄에 관한 선입견을 품지 않도록 검사가 쓰는 공소장에 범죄사실과 직접 관련된 내용만을 정리해 넣을 수 있도록 하고 수사기록 등은 재판 중에 따로 내도록 한 원칙이다.
A 씨 공소장에서 문제가 된 부분은 "A 씨는 2014년∼2016년 중국에 방문해 B 씨로부터 3차례 골프 등 접대를 받았다"는 내용과 "B 씨는 2019년 6월 검거된 뒤 '초동수사가 중요하니 힘을 써달라'라는 내용의 편지를 A 씨에게 보냈다"는 대목이다.
A 씨 측은 이 두 부분이 범죄사실과 아무 관련이 없어 공소장 일본주의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4월 공판에서 뒤늦게 문제가 된 부분을 삭제해 공소장을 변경했으나, 1심은 7월 선고공판에서 "공소장 변경이 이뤄졌지만, 공소장 기재 방식의 하자가 치유됐다고 볼 수 없다"며 공소장 일본주의 문제와 연관된 뇌물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중국에서의 접대는 이 사건 공소사실과 별도의 일시·장소에서 이뤄진 것으로, A 씨가 지속해서 B 씨와 연락하며 접대받았다는 인상을 줘 유죄 심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B 씨의 편지는 핵심 증거에 해당하는데 발언의 핵심이 그대로 기재돼 공소장 일본주의를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2심 재판부도 "B 씨 편지의 내용을 추상적 또는 간단히 기재해도 충분했을 것"이라며 1심과 같은 판단을 했다.
다만 중국에서의 접대부분은 A 씨와 B 씨의 친분 등 구체적 사정을 기재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여 공소장 일본주의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A 씨는 부당한 목적으로 B 씨의 수사기록을 열람한 혐의(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만 유죄로 인정받아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지난 5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A 씨는 경기남부경찰청 관내 모 경찰서 형사과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살인사건을 수일 만에 해결하는 등 여러 차례 굵직한 사건을 맡아 시선을 끈 인물이다.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9월 A씨를 파면하고 1억 1천만원 상당의 징계 부과금을 부과했다.
kyh@yna.co.kr
- ☞ 이재명에 '낙상사고' 아내 안부 묻자 "영화에서만 봤지…"
- ☞ 낙태논쟁 불붙였던 '성폭행 임신' 11세…결국 임신중절
- ☞ '미국의 10배' 위암 발생률 세계1위 한국, '특별한 이유' 있을까
- ☞ 수정란 바뀌어 남의 아이 출산…낳고 키운 딸아이 어쩌나
- ☞ 강아지인줄 알고 키운 야생 여우…이웃 가축 사냥하다 결국
- ☞ 미국 현대차 결함 제보 前직원 포상금 280억원 받는다
- ☞ 홍학 보존 26년 노력, 재규어 두마리가 물거품 만들어
- ☞ 흑인 혼혈 딸과 비행기 탔다가 인신매매범 몰린 백인 엄마
- ☞ 두산 5남 박용만, 두 아들과 함께 그룹 떠난다…"삼부자 모두 독립"
- ☞ 광주교도소 20대 재소자, 백신접종 이틀 만에 숨진 채 발견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마라톤 뛰는데 갑자기 골프공이 날라와 얼굴 가격…2명 부상 | 연합뉴스
- '딸 이름 문신까지 새겼는데…' 브라질 축구 기대주의 황당 사연 | 연합뉴스
- 우크라 "파병 북한군 영상 입수"…"나오라" 北억양 목소리 담겨 | 연합뉴스
- 아버지뻘 택시 기사 때리고 운전대까지 뺏은 '진상 승객' | 연합뉴스
- [여행소식] 아사다 마오, "김연아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 | 연합뉴스
- 전남산 김, 프랑스 잡지에 소개…"글로벌 입지 강화" | 연합뉴스
- 이순재, 출연 중이던 연극 전면 취소…3개월간 휴식 | 연합뉴스
- 철원 초등학교 인근서 지뢰 신고로 소동…군 "단순 고철" 해프닝 | 연합뉴스
- '양민혁 선수 꼭 만나고 싶어요' 속초중 축구부의 간절한 바람 | 연합뉴스
- "나 경찰인데" 무전취식·폭행 일삼은 전직 경찰 항소심도 실형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