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아파트' '재건축 소신' 집중 공격받은 김헌동 SH사장 후보

김현동 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후보자가 10일 서울 중구 시의회 별관 도시계획관리위원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시의회가 10일 개최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토지임대부 방식의 '반값 아파트'에 대한 검증이 주를 이뤘다. 또 재개발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김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은 "과거 발언와 달라졌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3억 아파트가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성룡 시의원 질의에 "빠르면 내년 초라도 예약제를 도입해 시행시킬 준비를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강남권 30평대는 SH 이윤을 붙여 5억원, 주변은 3억원 정도가 적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서울 내 빈 땅을 찾아 활용하겠다는 김 후보자의 발언에 시의원들은 "활용 가능한 부지가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했고, 그는 "강남구 세텍 부지나 수서역 공영주차장 부지도 있고 활용 가능한 부지가 있다"고 답했다.

이날 김 후보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정책의 실행이 필요한데, 우선 양질의 주택이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꾸준히 공급돼야 시민들의 불안이 해소될 것"이라며 "먼저 주택용지의 안정적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재건축에 대한 김 후보자의 소신 문제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가 쏟아졌다.

김 후보자는 "원칙은 고쳐서 쓰는 것이 정상"이라면서도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재건축 확대는 상당 부분 필요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맥락에서 그는 자신이 거주하는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과 관련해 동의서를 제출했다고도 했다.

이에 정재웅 의원은 "경영과 소통 능력을 보면 굉장히 어이없는 후보 추천"이라며 "재건축·재개발이 필요 없다는 글까지 썼는데 소신이 바뀐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고, 황인구 의원도 "(김 후보자가 몸담았던)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문제를 제기한 내용과 사장 후보 입장에서 얘기하는 부동산 정책이 다르다"고 비판했다.

과거 공급 확대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 김 후보자는 "중앙정부 이야기를 하는 것과 서울시만 보고 얘기하는 것은 다르다"며 "시민운동가 입장과 사장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당연히 다르다. 법과 규정을 지켜가면서 하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SH 사장이 막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를 두 차례 SH 사장으로 추천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재개발·재건축 입장이 다른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일부 다를 수 있지만 큰 틀에서는 거의 같다"고 답했다.

한편, 시의회는 인사청문회 검증 내용을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로 작성해 서울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시의회의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오 시장은 결과와 상관없이 김 후보자를 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