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공급망 뚫어라"..백악관, 美 항만 현대화에 2800억원 투입

미국 백악관이 미 항만과 해상고속도로를 현대화하는 데 2억4000만달러(약 2800억원)의 보조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공급망 병목현상이 좀처럼 풀리지 않으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이자 긴급 처방전을 내놓은 것이다. 백악관은 “항만 투자에만 집중하는 처음이자 유일한 연방 보조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0월 31일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로마에서 글로벌 공급망 회복 관련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악관은 9일(현지 시각)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의 항만과 수로를 위한 행동 계획’을 발표하고 “향후 45일 안에 교통부가 2억3000만달러는 항만에, 1300만달러는 해상고속도로에 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또 정부 보조금 사용의 유연성을 보장하겠다며 조지아주 사바나항에 이전 연방 보조금에서 남은 돈을 재배정할 권리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미 4대 항구인 사바나항은 화물 분산용 내륙 부지 5곳 조성에 800만달러(약 94억원)를 쓸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윌리엄 라인시 고문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만큼 상황이 나쁘진 않지만 문제가 커지고 있는 사바나항에 즉각적인 800만달러가 큰 돈은 아니다”면서도 “더 큰 지연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백악관이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는 이런 조치를 강조하는 건 공급망 병목현상에 따른 휘발유·식품 가격과 임대료 상승이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에 큰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0월 도매가격은 전년 대비 8.6% 오르며 11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갤럽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42%로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제외하고 역대 집권 1년차 대통령 지지율 중 가장 낮게 나타났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월마트와 유나이티드파슬, 페덱스, 타깃 등 미국 내 대형 물류업체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공급망 병목현상의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들 CEO에게 연말 대규모 쇼핑 시즌을 앞두고 배송 문제 등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0일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도 직접 방문해 인프라 투자법안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항만시설 보완 및 항구 병목현상 완화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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