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보마다 수십조원 선심, 달라진 국민 눈높이 모르나

2021. 11. 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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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유력 후보들의 선심 보따리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급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50조원을 한 번에 투입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재정 여력이 없다"고 제동을 걸었지만 "올해 초과 세수가 40조원 가량 될 것"이라며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 일이냐"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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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유력 후보들의 선심 보따리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지고 있다”면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지급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한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50조원을 한 번에 투입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재정 여력이 없다”고 제동을 걸었지만 “올해 초과 세수가 40조원 가량 될 것”이라며 “부자 나라에 가난한 국민이 온당한 일이냐”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술 더 떠 “정부가 세수 여력을 숨기려 한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이 후보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은 정부 통계에서도 여러 차례 밝혀진 바다. 당초 전망보다 더 걷힌 세금 31조 5000억원은 지난 6월 35조원 규모의 2차 추경으로 다 소진됐다. 올해 예산은 수입보다 지출이 70조원 더 많은 적자로 편성됐을 뿐 아니라 1, 2차 추경에서 빚을 더 낸 바람에 적자폭이 90조원 대로 커졌다. 이런 현실을 두고 나라 곳간이 꽉 찼다며 수십조원의 세금을 더 풀자는 이 후보와 민주당의 인식과 고집이 놀라울 뿐이다.

윤 후보의 약속도 나라 곳간 사정에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그는 후보수락 연설에서 “1천조원이 넘는 국가 채무는 미래약탈”이라고 현 정권의 퍼주기를 맹비난했다. 그러고도 최근 인터뷰에서 50조원 투입 계획을 내놨다. 내년 정부 예산안 604조원의 무려 8.3%에 해당하는 규모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집중 지원을 이해한다고 해도 막대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의문이다.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게 뻔한데 선물 보따리 풀듯 하니 선심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두 후보와 여야는 이제라도 국민의 달라진 눈높이를 정확히 봐야 한다. 전국민 재난지원금만 해도 반대 의견이 77.3%에 달한다는 여론 조사(11월 6~7일 입소스)가 나와 있다. 일반 국민이 나라의 내일과 미래 세대에 떠넘겨질 짐을 더 걱정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달콤한 포퓰리즘 공세를 앞세워 선거를 치르려 한다면 오히려 민심의 심판을 받을 수 있다. 20대 대선은 세금 살포보다 후보들이 갈고 닦은 경륜과 비전, 능력으로 투명하게 승부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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