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화이트칼라 범죄 엄중히 처벌해야

이병종 前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겸임교수 2021. 11. 10.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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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변호사, 회계사, 고위 공직자 등이다. 하나같이 단정한 양복 차림의 전문직으로, 사회적·경제적으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다. 고위 공직자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대장동 사업 수익 배분 구조를 설계하면서 민간 업자들에게 수천억 원대의 개발 이익을 넘겨주었고, 민간 업자들은 그에게 엄청난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초과 이익 환수’ 조항 삭제라는 전문적 장치가 동원된다. 이 사건은 요즘 우리 사회에 엄청난 폐해를 끼치는 화이트칼라 범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사회적으로 관리적·지도적 입장에 있는 사람이 직무상의 지위를 이용해 직무 수행 과정에서 행하는 범죄’를 말한다. 올봄 신도시 개발 예정지 농지를 구입해 부동산 투기를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도 직장에서 익힌 전문성과 내부 정보를 이용했다는 점에서 비슷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범죄는 자신의 직무와 전문 지식·정보를 이용해 큰돈을 버는데도 스스로 범죄라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게 특징이다. 또 절도, 강도 등 블루칼라 범죄와는 달리 범죄를 저질러도 전문적·폐쇄적인 영역이라서 포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이트칼라 범죄의 경제적 손실은 일반 재산 범죄보다 피해액이 수십 배에 이르고 사회적 파장도 크다. 화이트칼라 범죄는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하면서 매년 급증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반 범죄보다 관대한 처벌을 받는 경우가 많다.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적극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엄격한 형벌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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