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벤션 바람 탄 윤석열, 이준석·김종인과 '밀당' 더 세지나

박순봉 기자 2021. 11. 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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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해진 당내 역학 구도

[경향신문]

여성대회에 모인 대선 주자들 안철수 국민의당·심상정 정의당·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부터)가 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이라고 적힌 스카프를 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나 홀로’ 승리 가능 판단 땐
김 전 위원장 기댈 필요 적어
약점이던 청년 지지도 늘어
이 대표에 공들일 요인 감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후보 선출 이후 지지율이 상승하는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솔로 무대’를 원하는 윤 후보와 ‘그룹 무대’를 원하는 이준석 대표·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 설정 등 당내 역학 구도는 복잡해졌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컨벤션 효과 위에 올라탔다. 윤 후보는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7~8일 조사해 9일 발표한 대선 후보 4자 가상대결에서 46.2%를 기록했다. 지난주 조사 대비 11.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0.4%포인트 하락한 34.2%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0.3%포인트 상승한 4.3%,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0.7%포인트 떨어진 3.7%로 조사됐다. 다른 후보들은 지지율이 비슷한데 윤 후보만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청년층 지지율 흡수 현상도 나타났다. 윤 후보는 20대에선 23.0%포인트 뛰어 41.8%를, 30대에서도 10.5%포인트 오른 39.5%를 기록했다. 청년 당원들의 ‘탈당 러시’와 홍준표 의원의 선대위 합류 거부 상황에서도 청년층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것이다.

전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는 지지율 43.0%로, 이 후보(31.2%)보다 11.8%포인트 높았다. SBS·넥스트리서치 여론조사에선 윤 후보 34.7%, 이 후보 30.7%였는데, 이는 지난달 조사와 비교할 때 윤 후보는 5.9%포인트, 이 후보는 0.7%포인트 오른 것이다.(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세 사람 간 신경전 이미 시작
이, 청년 탈당 언급 ‘견제구’
윤 측, 김에 ‘전권 불가’ 신호

윤 후보가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특히 약점으로 꼽혔던 청년층의 지지가 늘면서 당내 역학 관계는 복잡해지고 있다. 지지율이 오른 윤 후보가 ‘솔로 무대’로도 충분히 승리가 가능하다면 ‘상왕 리스크’를 무릅쓰고 김 전 위원장을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실 이유가 없다. 낮은 청년층 지지율 때문에 30대인 이 대표와의 원만한 관계 설정에도 신경써왔지만 자체 조달이 가능해진다면 이 역시 공을 들일 유인이 약해진다.

세 사람 사이 신경전은 시작됐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윤 후보로부터 제안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의 선대위 인선을 두고 “자리 사냥꾼” 등의 표현을 쓰며 압박하기도 했다.

윤 후보 비서실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구성의 전권을 요구했다는 보도를 거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의 대화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전권을 달라는 말씀이 없으셨다”면서 “지금도 잘 소통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 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갈등설 진화에 나선 것이지만 김 전 위원장이 윤 후보에게 전권을 요구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는 “지금 모셔오지 않는다고 신경전으로 보는 것은 과도하다”며 “12월 초에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셔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도 연일 청년 책임당원 이탈 현상을 강조하며 윤 후보를 견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SNS에 한 기사에 담긴 윤석열 캠프 관계자의 “대선은 선대위 임명장을 수백만장 주는 게 가장 효율적인 선거운동”이라는 발언을 공유하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캠프 전면 개편 혹은 축소 개편을 요구하는 김 전 위원장과 이 대표의 뜻과는 반대되는 내용이다.

이 대표는 “대선 콘셉트를 조직선거로 잡고 수백만장 임명장 뿌리겠다는 발상을 이제 대놓고 익명 인터뷰로 들이밀기 시작했다”며 “그냥 할 말이 없다. 어떻게들 하겠다는 건지 보겠다”고 적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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