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11년 만에 부활했지만.. 생존 장병 불참으로 빛바랜 진수식

정승임 2021. 11. 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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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이 9일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해 취역시킨 상륙정을 천안정(1953년 퇴역)으로 명명했고, 1988년 새롭게 취역한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해 현재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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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음모론' 콘텐츠 삭제 요청에
방송통신심의위 "문제없다"며 기각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 "참석 불가"
9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공개된 해군의 신형호위함 7번 함인 천안함 모습. 해군 제공

11년 전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천안함이 9일 신형 호위함으로 부활했다. 해군은 7번째 신형 호위함을 ‘천안함’으로 명명하고 이날 완성된 함정을 처음 물에 띄웠다. 그러나 응당 자리를 빛내야 할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생존 장병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재탄생의 의미는 크게 퇴색됐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서욱 국방부 장관과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천안함 진수식을 열었다. 서 장관은 기념사에서 “천안함을 부활시켜 영웅들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국가의 약속이 지켜졌다”며 “이날 진수한 천안함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세계평화에도 기여해 대한민국의 이름을 더욱 빛내줄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생존장병 투혼 담아 부활" 예고했지만…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지난 3월 26일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6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천안함 46용사 추모비에 참배한 뒤 최원일 전 천안함장을 위로하고 있다. 평택=왕태석 선임기자

해군은 호위함에 특별시 및 광역시도, 도청소재지, 중소도시 지명을 붙이는 함명 제정 원칙에 따라 7번째 호위함을 천안함으로 정했다. 2010년 3월 26일 북한에 피격돼 침몰한 천안함을 기리자는 의미에서다. 천안함 전사자 유족들도 원하던 바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 3월 서해수호의 날 기념사에서 “해군이 2023년부터 서해를 누빌 신형 호위함 이름을 천안함으로 결정했다”면서 “천안함이 영웅들과 생존 장병들의 투혼을 담아 찬란하게 부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진수식에는 고 이상희 하사의 부친인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과 고 김태석 원사의 자녀로 해군 군장학생으로 선발, 해군 장교의 길을 걷게 될 김해나(19)씨 등 소수의 유족만 참석하는 데 그쳐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애초 참석하기로 했던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들이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천안함 음모론을 다룬 유튜브 영상 8건에 “문제가 없다”며 국방부의 삭제 요청을 거부하자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최 전 함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방통심의위의 결정을 겨냥해 “대통령은 천안함이 북한 소행이라는데 이들은 어느 나라 기구인가”라며 “천안함 진수식 참가는 불가하다”고 밝혔다. 천안함46용사 유족회, 천안함 생존자전우회, 천안함재단 등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음모론자들에 의한 천안함 46용사 유족과 생존 장병들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대잠어뢰 '홍상어' 탑재, 전투력 업그레이드

최원일(왼쪽 두 번재) 전 함장이 천안함 침몰 13일 만인 2010년 4월 7일 경기 성남시 분당 국군수도병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침몰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중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해군이 함정에 천안함 이름을 붙인 건 이번이 세 번째다. 1946년 미국에서 인수해 취역시킨 상륙정을 천안정(1953년 퇴역)으로 명명했고, 1988년 새롭게 취역한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북한 어뢰 공격으로 침몰해 현재 해군 2함대 안보공원에 전시돼 있다.

부활한 새 천안함은 규모와 기능 면에서도 막강한 위용을 자랑한다. 연안 경비 임무를 수행하는 초계함(1,200톤급)에서 선단 호위 업무까지 수행하는 호위함(2,800톤급)으로 격상돼 크기가 커졌다. 전투력도 향상됐다. 옛 천안함에는 없던 장거리 대잠어뢰인 홍상어가 장착돼 멀리 떨어진 적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게 됐고, 예인선배열음탐기(TASS)도 탑재돼 원거리에서도 잠수함 탐지가 가능해졌다.

해군이 운용 중인 1,500톤급 호위함과 1,000톤급 초계함을 대체하는 천안함은 시운전 평가를 거쳐 2023년 해군에 인도된다. 이후 전력화 과정을 마치면 2함대의 주력 함정으로 서해 북방한계선(NLL) 수호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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