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發 위기'에 中 정크본드 가격 12년만에 최저..우량채권까지 '흔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2021. 11. 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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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서 시작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회사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WSJ는 "정크본드 회사채 가격의 급락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 혼란스러운 신용 시장, 주택 판매 둔화가 결합해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궁지에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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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부동산 경기 침체에 中회사채 가격 급락
시장 비중 큰 부동산개발업체
연쇄 디폴트·신용 강등 '궁지'
정크본드 수익률 26%대 급등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로
시장가치 6개월새 30% 날아가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에서 시작된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가 확산되면서 중국 회사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장 상황에 민감한 정크본드(투기 등급 회사채) 가격은 12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했다. 가격 급락세는 우량 채권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

9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정크본드를 반영하는 ‘ICE BofA 지수’ 수익률은 전일 26.6%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2009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 3월(16%)의 두 배에 이른다. 올해 초만 해도 8~9% 수준이었던 정크본드 수익률은 중국 시장에 실망한 채권 보유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반기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사진 설명

채권수익률은 채권 가격과 반비례 관계로, 수익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회사채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현재 지수에 평가된 채권 가격은 730억 달러로 액면가(1,120억 달러)보다 무려 390억 달러가 낮아진 상태다. 6개월 전에는 이 채권의 시장가치와 액면가 사이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WSJ는 전했다. 즉 6개월 만에 시장가치가 3분의 2로 줄어든 것이다.

중국 정크본드의 80%가량이 부동산 업체와 관련된다. 신용 등급은 낮지만 중국 정부와 연계된 개발 사업을 담보로 그동안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런데 최근 정부 규제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한계상황에 다다른 것이다. WSJ는 “정크본드 회사채 가격의 급락은 정부의 갑작스러운 대출 규제, 혼란스러운 신용 시장, 주택 판매 둔화가 결합해 부동산 개발 업체들이 궁지에 몰려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불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주요 3대 신용 평가 기관은 9월 37개, 10월에는 72개의 중국 부동산 업체 신용 등급을 강등시켰다. 올해 초에는 월평균 10개 내외가 하향 조정됐을 뿐이다. 블룸버그는 “신용 등급을 내리면 재무위기가 오고 그러면 또 내려야 하는 악순환”이라고 전했다.

최근 사태의 주인공인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는 9월 디폴트 위기가 공개적으로 불거진 후부터 현재까지 적어도 다섯 차례나 채권 이자 지급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 헝다의 위기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데 지난달 11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채 이자 1억 4,800만 달러(약 1,750억 원)의 30일 유예 기간 마지막 날이 이달 10일이다.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방식으로 근근이 디폴트 선언까지는 막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게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중국 부동산 업계의 연쇄 디폴트 공포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화양녠·신리·당다이즈예·자자오예 등이 이미 디폴트 선언을 했다. 기존 회사채 가격이 급락할 경우 추가 회사채 발행이 불가능하게 되고 이는 이들 기업의 재무 상황을 코너로 내몰 수 있다. S&P에 따르면 중국 부동산 업체들이 내년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채권은 400억 달러에 달한다. 내년 1월에만 60억 달러의 부동산 업계 정크본드 만기가 돌아온다. 짐 베누 AXA인베스트먼트 아시아 채권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다른 부동산 업체도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며 “급기야 우량 기업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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