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수의 삼라만상 41] 유쾌한 분과 홍어 먹는 약속 잡다

정리=박명기 기자 2021. 11. 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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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 시절부터 홍어란 놈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라남도 사람들 중에 목포 사람들은 결혼식과 장례식에 홍어는 꼭 있어야 하는 음식이며 홍어가 객들에게 대접하는 상차림에 중요하게 대접하는 요리 중에 하나라는 걸 남도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고급음식인 홍어를 왜 못 먹을까? 이해가 안 가지만 홍어는 중국의 삭힌 두부 취두부(臭豆腐)와 비슷하고 수르스트뢰밍 이라는 스웨덴의 통조림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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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많은 중국의 삭힌 두부 취두부- 스웨덴 수르스트뢰밍 통조림과 비슷

유년 시절부터 홍어란 놈은 참 억울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왜 수많은 생선 중에 하필이면 바다 생명이 육지에 사는 남성의 작은 성기에 빗대어 비하되는 표현의 대명사가 되었는가 말이다. 

"어디서 홍어? 만한 새끼가" "만만한 게 홍어?이냐?" 어린 시절 어른들은 싸울 때나 가볍게 말을 주고 받는 농담에서도 홍어를 자주 등장시켰다.

전라도 말로 아쌀하게 삭힌 홍어를 나는 탁주와 가끔 즐기는데 올초 망원동 지하에 있는 유명 홍어집에서 먹던 애탕과 삭힌 홍어를 넣어 끓인 라면, 그리고 싱싱한 상태의 홍어를 삭힌 정도의 부위가 다른 홍어회를 골라가며 먹던 최상의 홍어맛이 아직도 군침을 돌게 한다.

다만 최상의 맛이라는 말은 가격도 비례된다는 것을 누구나 짐작이 갈 것이다. 그만큼 평상시 먹기에는 부담스런 가격이다.

전라남도 사람들 중에 목포 사람들은 결혼식과 장례식에 홍어는 꼭 있어야 하는 음식이며 홍어가 객들에게 대접하는 상차림에 중요하게 대접하는 요리 중에 하나라는 걸 남도 사람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다.

홍어를 먹는 사람 중에 특히나 좋아하는 사람들은 홍어 애를 넣고 끓인 애탕이나 삭힌 홍어살을 발라 전으로 구워낸 홍어전도 좋아한다.

홍어전이나 홍어찜은 뜨거울 때 미나리와 같이 와사비 간장이나 겨자에 찍어 먹으면 홍어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가 콧구멍으로 시원하게 뻥 뚫고 나온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나중에 이 맛에 중독되면 끊을 수 없는 홍어는 남도지방의 전통요리로 고급 요리에 속한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흩어지고 남겨진 남도의 친척들이 장례식장으로 조문을 오셨다.

장례식장을 끝까지 지키신 사촌 형님은 나에게 고향 사람들이니 흑산도 홍어를 시켜야 하지 않겠냐며 해서 도매로 열 마리를 주문했다.

목포 사람들은 삭힌 홍어보다 그냥 회로 먹는 사람들이 더 많다. 십 수년 전 나는 홍어를 먹다가 포장을 해서 부모님 집에 가져간 적이 있었다.

밤중에 예고도 없이 찾아와 아버님에게 홍어를 드렸는데 잘 드시지를 못하셨는데, 아버지는 흑산도에서 가까운 하태도 출신이셨지만 삭힌 홍어는 못 드시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실 홍어는 바다가 가까운 목포보다는 영산강을 통해 뭍으로 이동해서 나주와 가까운 쪽 지방에서 발달했다는 설도 전해온다. 안동 간고등어와 같이 연안에서 육지로 이동하며 발전한 음식과 같은 맥락이다.

삭혀진 홍어를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우리집은 홍어는 출입금지다. 먹는 사람도 없고 그 냄새 때문에 집에서 난리가 난 적이 있은 후 밖에서 나 혼자 먹고 들어온다.

고급음식인 홍어를 왜 못 먹을까? 이해가 안 가지만 홍어는 중국의 삭힌 두부 취두부(臭豆腐)와 비슷하고 수르스트뢰밍 이라는 스웨덴의 통조림과 비슷하다.

이 모든 음식들이 마니아들이 있다는 점과 인간이 살아오며 발전시킨 저장 음식 중의 하나이며 건강에도 아주 좋다고 한다.

이번 주는 유쾌한 분과 홍어를 먹는 약속이 잡혀있다. 벌써부터 입 안에 군침이 돌기 시작한다. 코가 뻥 뚫린다. 

글쓴이=주홍수 애니메이션 감독 sisi9000@naver.com

주홍수 감독은?

주홍수 감독은 30년 가까이 애니메이터로 만화가로 활동을 해왔다. 현재 극장용 애니메이션과 여러 작품을 기획 중이며 올해 출판이 예정된 산문집을 준비 중이다.

pnet21@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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