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방부, '할인율 90%' PX 화장품 실태조사 나선다

윤희훈 기자 2021. 11. 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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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일명 PX)에 화장품을 납품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할인율을 제시하고 전문 브로커까지 가세해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가 입찰 실태 조사에 나선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이번주 중 이틀 동안 대형마트 등 복수의 매장을 방문해 PX 입찰에 참여한 화장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정확하고 엄밀한 실태조사를 위해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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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일명 PX)에 화장품을 납품하기 위해 비정상적인 할인율을 제시하고 전문 브로커까지 가세해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국방부가 입찰 실태 조사에 나선다.

국방부 관계자는 9일 “이번주 중 이틀 동안 대형마트 등 복수의 매장을 방문해 PX 입찰에 참여한 화장품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정확하고 엄밀한 실태조사를 위해 구체적인 일정과 장소는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영외 군 마트(PX)에서 군인 가족으로 추정되는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윤희훈 기자

이번 실태조사는 국군복지단이 입찰 심사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시장 가격 조사와 별개로 추진된다. 국방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PX 위탁 판매 입찰에 응찰한 상품들이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언론 보도와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화장품 거품 가격 문제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실제로 시장에서 거래가 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라면서 “실태 조사를 통해 확인된 문제점에 대해선 시정 조치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국군복지단은 화장품 업체를 선정할 때 ‘서류심사·심의위원 평가’ 50%, ‘판매가 할인율’ 50%의 비율로 평가한다. 일부 화장품 업체는 ‘판매가 할인율’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기 위해 PX에서 판매할 가격을 먼저 정하고 할인율은 역산해 정가를 정한다. 예를 들어 애초부터 PX에서 1만원에 판매할 것으로 생각해 정가를 15만원으로 정하는 식이다. 이 경우 15만원짜리 화장품을 1만원에 팔게 돼 할인율이 90%가 넘는다. 중소 화장품 업체에 PX 납품을 성사시켜주겠다며 접근하는 브로커도 있다.

군 화장품의 비정상적인 입찰 실태가 밝혀지자 지난달 진행된 국방부 국정감사에서는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수사를 해 장병 복지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국방부에 촉구했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은 “수사가 될지, (감사 등) 다른 방안이 될지 모르겠지만, (실태를) 확인하겠다”면서 “입찰 심사의 공정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했다.

납품업체들 사이에선 이번 조사를 계기로 PX 납품 심사의 불합리한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화장품 업체의 대표는 “입찰전에서 할인율이 당락을 결정하다 보니 판매가를 미리 정하고 할인율을 역산해 소비자 가격을 정할 정도로 시장 구조가 기형화됐다”면서 “심의위원 평가를 확대하는 등 양질의 상품을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심사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는 “PX 납품 과정의 문제점이 부각된 지금 발본색원하지 못하면 비위 행위가 더 음성화돼 앞으로는 더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형마트에 협조를 구해 EDI(전자문서교환) 시스템으로 해당 상품의 실제 판매 실적을 확인하면 문제점이 단번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납품업체 관계자는 “실태조사 후 납품 업체에 자진 신고를 하도록 하고, 자진신고 업체엔 처벌을 유예해주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국군복지단은 지난 4일 홈페이지 입찰정보 게시판에 ‘가격조사 소명 대상 업체’ 리스트를 공지했다. 복지단이 가격조사 소명 대상 리스트를 공지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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