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강감찬함 지휘부 방치로 병사 극단선택"..인권위 진정

강수련 기자 2021. 11. 9.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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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가 해군 강감찬함 소속 고(故) 정 일병이 함정 지휘부의 방치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며, 이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일병 핸드폰 포렌식 결과 지휘관들의 방치에 가까운 부적절한 대응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강감찬함 함장 A 대령과 부장 B중령(진)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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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열린 해군 정 일병 사망사건 관련 강감찬함 지휘부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제기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의 카카오톡 메세지 등을 공개하고 있다.2021.11.9/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강수련 기자 = 시민단체가 해군 강감찬함 소속 고(故) 정 일병이 함정 지휘부의 방치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며, 이들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기로 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는 9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일병 핸드폰 포렌식 결과 지휘관들의 방치에 가까운 부적절한 대응으로 사망에 이르렀다"며 "강감찬함 함장 A 대령과 부장 B중령(진)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정 일병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시지 내역을 공개했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16일 업무미숙을 이유로 선임병 상병 C로부터 폭행, 폭언을 당한 정 일병은 당일 저녁 함장에게 카카오톡 메시지로 피해사실을 신고했다.

해당 메시지에는 "일을 서툴게 하던 저를 밀치며 말했습니다. ‘씨X, 너 뭐하는데? 그럴거면 가라. 꺼져라!’그러나 저는 후임병으로서 ‘제가 맡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저를 다시 밀치며 ‘꺼지라고 씨X!’이라고 했습니다"는 구체적인 피해사실이 담겼다.

또 자책감에 자해를 했다는 말, 집단 따돌림에 의한 자해 충동, 자살 생각이 이따금 든다는 호소도 담겼다. 또 상병 C의 전출 조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체는 "A대령은 바로 답장을 보내긴 했으나 즉각적인 조치는 없었다"며 "다음날 피-가해자 분리조치로 피해자 보직을 변경하고, 함 내에서 다른 격실(내무실)로 자리를 옮겨준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3월28일에도 정 일병은 전출을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메시지를 통해 불안 증세를 구체적으로 기술했고, 자살 충동이 자주 든다는 호소, 감정 기복이 크고, 소화가 잘 되지 않으며, 업무 수행 중 이유 없이 구토, 과호흡 등이 찾아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이야기 등도 전했다.

그럼에도 A 대령과 B 중령은 별다른 보호 조치 없이 정 일병을 도움병사(C등급)으로 지정하는데 그쳤다는게 단체의 지적이다.

정 일병은 하선을 희망하고 일주일이 지난 4월6일에서야 하산해 민간병원에 위탁진료를 갈 수 있었고, 이후 정신과에 입원하기도 했다. 6월8일 퇴원해 휴가를 받은 정 일병은 6월18일 아침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인권센터는 "강감찬함 지휘부는 정 일병의 폭언, 폭행 신고를 받고도 피해자와 가해자를 한 공간에 방치하고, 가해자를 처벌하지 않았으며, 사건도 함 내에서 무마시켰다"고 지적했다.

군 인권센터는 이들이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을 위반해 정 일병의 생명권을 침해하고 기본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이날 오후 2시30분에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단체는 "인권위는 면밀한 조사를 통해 강감찬함 함장, 부장에게 엄중 징계를 권고하는 한편, 해군이 폐쇄적 공간인 배에서 인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였을 시 피해자를 실효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의 엄중함을 인식한 가운데 병사 사망과 관련된 병영 악·폐습 전반에 대해 엄정하게 조사했으며, 함장 및 부장에 대해서는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trai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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