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천안함 음모론 용인.. 진수식 왜 가나"

정철순 기자 2021. 11. 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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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은 9일 새로 배치되는 천안함 진수식에 천안함 폭침 생존 예비역 장병 34명과 함께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부활' 의미를 담아 새로운 호위함을 '천안함'으로 명명했지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천안함 음모론 영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리자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들이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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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식 기다리는 천안함 : 최신예 호위함으로 부활한 천안함이 진수식을 앞두고 울산 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부두에 정박해 있다. 현대중공업 제공

최원일 前함장·생존 장병 등

방심위 결정 항의하면서 불참

“호위함으로 다시 태어나는 천안함 진수식이 음모론을 인정하는 분위기 속에 열린다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예비역 대령)은 9일 새로 배치되는 천안함 진수식에 천안함 폭침 생존 예비역 장병 34명과 함께 모두 불참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는 ‘천안함 부활’ 의미를 담아 새로운 호위함을 ‘천안함’으로 명명했지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천안함 음모론 영상’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내리자 최 전 함장과 생존 장병들이 이에 항의하는 뜻에서 불참하기로 한 것이다.

최 전 함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연히 정부 차원에서 음모론에 대한 제재를 해줄 것이라 생각했다”며 “사지(死地)에서 돌아온 이들의 명예를 생각해주지 못하는 것에 큰 실망을 느꼈고 앞으로 어느 군인이 이런 정부를 믿고 나라를 지키려 할지 회의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수식 초청 때 다들 들떠서 가족과 같이 가려고도 했다”면서 “대통령이 ‘유가족 염원과 생존 장병 투혼으로 부활했다’고 말했는데 방심위 결정으로 이렇게 됐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최 전 함장은 “대통령이 직접 천안함 명명 발표를 했을 때는 큰 기대를 했지만, 이후 음모론에 대한 대응을 보며 배신감을 느꼈다”며 “국가를 지키던 사람들을 지켜줘야 하는데 오히려 국가가 북한을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음모론을 용인하는데 내가 왜 거기를 가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생존 장병들도 최 전 함장과 같은 입장이다. 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전우회장은 “의견을 취합해서 가자, 안 가자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다들 기쁜 마음으로 진수식 날을 기다렸고, 생업도 미루면서 가족과 함께 가려고도 했는데 방심위의 결정이 불참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정부에선 천안함과 관련해 음모론·막말을 했던 분이 너무 많다”며 “제발 상식적으로 우리의 명예만 지켜준다면 평범하게 지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철순·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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