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모델, 히잡 안 썼다고 '외설' 혐의로 징역 5년형
[경향신문]
히잡 안 쓰고 사진 찍어 ‘음란 행위’
여행 중 수도에서 후티 반군에 체포
“매춘부” “노예” 언어 폭력 당하기도
예멘의 한 여성 모델 겸 배우가 ‘외설’ 혐의로 반군 당국에 의해 징역 5년형을 선고받았다. 히잡을 쓰지 않고 모델 활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인티사르 알함마디(20)는 지난 2월 수도 사나에서 후티 반군에게 구금된 후 신체적, 언어적 학대를 당했으며 눈을 가린 상태에서 자백을 강요하는 문서에 서명해야 했다고 BBC 등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예멘인 아버지와 에티오피아인 어머니를 둔 알함마디는 예멘에서 수년간 모델 겸 배우로 일했다. 그는 이슬람 국가인 예멘에서 때로는 머리에 히잡을 두르지 않고 모델 활동을 했다.
알함마디는 지난 2월 사나에서 다른 여성들과 함께 차를 타고 여행하던 중 후티 반군에게 체포됐다. 후티 반군은 알함마디의 휴대전화를 압수했고, 히잡을 쓰지 않고 사진을 찍는 행동을 ‘음란 행위’로 취급했다. 후티 반군은 알함마디에게 “매춘부”라고 부르는 등 언어폭력도 가했다. 알함마디는 지난 3월 사나의 중앙교도소에 수감된 뒤에도 검은 피부와 에티오피아 혈통 때문에 간수들에게 “노예”라는 인종차별적 단어로 불려야 했다고 변호사를 통해 밝혔다.
알함마디와 함께 체포된 여성 3명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에게는 ‘외설’ 혐의 외에도 마약 소지 혐의도 적용됐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마약을 소지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예멘 연구원인 아프라 나세르는 트위터에 이번 판결이 “불공정하고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비판했다.
예멘에서는 시민들이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33년간 독재자로 군림했던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을 끌어내렸지만, 정치 혼란으로 2014년부터 정부군과 후티 반군 사이에 내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정부군을,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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