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구자혜 연출이 명동예술극장을 '박살'낸 이유는
지난달 22일 개막 후 극과 극 반응 쏟아져
동물 고통 대상화 피하고자 실험적 방식 시도
"소수자 통한 문제제기 위해 연극 만드는 것"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구자혜 연출이 기어이 명동예술극장을 박살냈다. 다음 작품이 벌써 궁금하다.” “너무 난해하고 어렵고, 공연을 보는 것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개막한 국립극단 신작 연극 ‘로드킬 인 더 씨어터’를 본 한 관객들이 SNS에 남긴 후기다. 국립극단이 명동예술극장에 올린 연극들 중 이토록 관객 사이에서 극과 극을 오가는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은 최근 몇 년 사이 없었다.
명동예술극장은 그동안 드라마가 강한 정통연극을 주로 올려왔다. 국립극단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고선웅 연출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오영수를 비롯해 오현경, 손숙 등 연극계 원로 배우들이 출연한 ‘삼월의 눈’ 등이 그렇다.
이런 명동예술극장에 연극의 관습을 깨는 실험적인 작품을 선보여온 구 연출의 신작이 올랐으니, 관객들이 극단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구 연출은 “그동안 명동예술극장에서 볼 수 없었던 공연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사실 3시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누군가 죽었고, 다쳤고,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이를 기존의 드라마적인 연극으로 풀어내는 방식은 지양하고 싶었어요. 배우들과 어떻게 하면 동물의 고통을 대상화하지 않고 표현할 수 있을지 같이 고민했거든요. 고통 받는 동물의 목소리를 관객에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어요.”
구 연출의 연출 스타일은 기존 연극에 익숙한 관객에겐 낯설고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구 연출은 “의도적으로 기존 연극의 문법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허구의 이야기를 다루는 공연이라면 잘 짜인 드라마로 연극적인 호흡을 주고 받는 연출이 맞겠지만, ‘로드킬 인 더 씨어터’처럼 극장 밖에 실재하는 고통을 다룰 때에는 이러한 방식을 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 "2~3개월이면 동난다"..유통·택배업계, 요소수 확보 사활
- 李 vs 尹 뜨자 ‘지지율 최저’…文대통령 국정운영 고민
- '드라마 2개 하차' 이규한, 폭행 시비 檢 송치
- 국민의힘 "文 대통령 딸 靑 관저 거주..'아빠찬스' 이유 밝혀야"
- “박철민, 10억 주면서 ‘이재명 조폭 연루’ 허위 제보 부탁했다”
- 이하늬 측, 열애 인정 "비연예인과 진지하게 교제 중" [공식]
- 與 "전국민 재난지원금 20만~25만원 추가지원…올해 내도 가능"(종합)
- "속이 쓰리지요?" 故노무현이 홍준표에 물었다
- '보험금 타려고..' 자녀 생살 흉기로 벤 부모 "아이가 거짓말" 주장
- '코로나와 돈' 걱정 내려놓고, 11월엔 여행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