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에서 '우리 어머니'까지..김정은 '음악정치' 10년 조명한 북한

서재준 기자 2021. 11.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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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지 통일신보 "인민은 수령신뢰의 노래를 목메어 터뜨린다"
북한의 '떠오르는 스타' 가수 김옥주. 그는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관람한 국무위원회연주단 공연에서 무대에 오른 대부분의 노래를 불렀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서재준 기자 =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각 분야별 업적을 조명하고 있는 북한은 김정은 시대 특유의 '음악정치'의 역사도 하나의 업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5일 자 보도에서 김정은 시대에 발표된 주요 노래들을 되짚고 각각의 노래들이 어떤 함의가 있는지를 상세히 소개했다.

신보는 김정은 총비서와 관련한 사실상 첫 노래인 '발걸음'을 먼저 소개했다.

발걸음은 지난 2009년 발표됐다. 김 총비서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이어 공식 후계자로 지명된 직후다. 가사에는 김 총비서를 '김대장'으로 부르며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16일)을 의식한 듯한 가사인 '2월의 정기', '2월의 위업' 등 '2월'이 강조돼 있다.

신보도 이번 기사에서 김 총비서가 "2월의 정기를 뿌리며 전변의 첫해를 음악의 장중한 포성으로 열었다"라고 의미를 부각했다.

두 번째로 소개된 노래는 '조국찬가'다. 이 노래는 지난 2013년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발표됐다. 이 노래는 발표 당시에는 김 총비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노래인지가 불명확했다. '발걸음'과는 달리 가사 중 최고지도자를 찬양하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다.

신보는 이에 대해 "'인민공화국찬가'의 가사와 표현을 인민의 생활, 인민들과 친숙한 어휘를 그대로 담아 새롭게 고쳐 완성한 노래"라고 설명했다. 김 총비서가 기존에 존재하던 노래를 인민들의 취향과 생활에 맞게 직접 고쳤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정치'가 김정은 시대 특유의 통치 수단이며 김 총비서가 주민들의 생활까지 직접 챙기는 '애민 지도자'임을 부각하기 위한 설명으로 보인다. 신보는 노래 '어머니의 목소리'의 경우 김 총비서가 직접 1절부터 3절까지 가사를 써 당 세포비서들에게 보내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신보는 또 김정은 시대 대표적인 노래로 잘 알려진 '세상에 부럼없어라'도 소개했다. 이 노래는 3대 세습의 정당성을 찬양하고 '사회주의 조국'이 최고의 체제임을 부각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바다 만풍가'나 '황금나무 능금나무 산에 심었소' 등의 노래를 즐겨 부르며 주민들의 '먹는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고 신보는 강조했다. '황금나무 능금나무 산에 심었소'의 경우, 과거 리설주 여사가 김 총비서가 결혼 전 은하수관현악단 소속 가수로 불렀던 노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우리의 총창 우(위)에 평화가 있다', '조선은 결심하면 한다' 등의 노래는 "적대세력들이 공화국에 대한 '제재 결의'라는 것을 조작하고 압박 소동을 벌이던 준엄한 시기"에 많이 불리던 노래로 김 총비서가 "들으면 들을수록 또 듣고 싶은 아주 좋은 노래"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아울러 김 총비서가 "자위의 군력 위에 인민들의 행복한 삶이 있다는 억척 불변의 진리를 안으시고 위험천만한 시험발사장들에도 서슴없이 나가시였다"라고 그의 군 관련 현지지도 행보를 조명하면서는 '근위부대자랑가'나 '승리는 대를 이어'와 같은 노래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온 나라 인민은 주체식 절대병기들이 연료를 태우며 날아오른 것이 아니다"라며 "노래로 혁명 신념을 백배하시는 원수님의 불굴의 정신력, 위대한 헌신에 받들려 솟구쳐 올랐다"라고 신보는 언급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2월 보도한 김정은 당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의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 기념 공연 관람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북한은 '시련이 겹 쌓인다'는 올해에도 이 같은 김정은 시대 음악정치를 통치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1월 당 대회에서 새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 후 첫해의 성과를 거듭 추동하던 북한은 지난 6월 '우리 어머니'와 '그 정을 따르네'를 발표한 뒤 이에 대한 보급사업을 전개했다. 모든 조직, 단위에서 이 노래를 배우는 일종의 캠페인이 펼쳐진 것이다.

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통한 배포와 학습은 물론, 조선중앙TV를 통해서는 과거에 비해 상당히 세련된 방식의 '뮤직비디오'도 제작해 수시로 방영하고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대표적인 가수로 떠오르고 있는 김옥주에게 30대의 젊은 나이에 '인민배우' 호칭을 수여하고 노력혁신자로도 뽑는 등 예술인들의 공로를 대폭 인정하고 있다.

국무위원회에 산하 연주단이 있는 점도 그가 '음악정치'를 상당히 비중 있게 생각하고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이 같은 음악정치의 기조는 일시적이지 않고,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발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통일신보가 "영도자는 인민사랑의 노래를 심장으로 부르고 인민은 수령 신뢰의 노래를 목메어 터치는(터뜨리는) 일심단결, 바로 여기에 이 나라의 더욱 밝은 내일이 비껴 있다"라고 항구적 의미를 부여한 점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seojiba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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