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음주? "남편이 1일부터 매일 술이에요"
“저희 신랑은 11월 1일부터 술 먹고 밤늦게 들어오더니, 2일엔 아예 술 먹고 외박을 했어요.”
30대 여성들이 많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근 이 같은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저희도 오늘 회식이에요” 등과 같은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식당·카페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자 자영업자들 얼굴은 펴졌지만, “앞으로 술에 젖어 살게 됐다”는 직장인 푸념도 늘고 있다. 작년 연말 코로나 3차 대유행 여파로 송년회를 생략했던 직장인들이 올해는 잇따른 ‘2년 만의 송년회’ 탓에 하루가 멀다 하고 술자리가 잡혀 괴롭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7월 중독포럼은 ‘포스트 코로나, 다시 과폭음 사회로 돌아가지 않으려면’을 주제로 한 온라인 포럼에서 “영업시간이 풀리면 성인 10명 중 6명 정도는 음주가 늘 것”이라는 설문 결과를 내놨다. 중독포럼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6월 22~29일 성인 1008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음식점 영업시간이 늘면 업무상 혹은 지인과의 술 마시기가 늘 것이란 응답이 67.5%(약간 증가 60.3%, 매우 증가 7.2%)에 이르렀다. 취할 때까지 술 마시는 일도 늘어날 것이란 응답은 49.7%, 2~3차까지 술 마시는 일이 늘 것이란 응답도 53.5%까지 나왔다.
실제로 위드 코로나 시작 일주일 만에 음주 폐해도 빠르게 늘고 있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이달 첫 주(1~7일) 음주 운전을 했다가 단속되는 건수는 하루 평균 406.3건까지 늘었다. 지난 1~9월 309.9건, 사적 모임 완화 조치가 있던 10월(361.8건)보다 대폭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특히 올해 ‘술 젖은 연말’은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술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시면 심혈관 질환, 간경변증 위험이 커지고, 중성지방이 쌓여 심근경색·뇌졸중 등의 위험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도 이에 11월을 ‘음주폐해예방의 달’로 정하고, 절주 문화를 확산하자는 취지의 ‘뒤집잔’ 캠페인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윤신 복지부 건강증진과장은 “연말연시에 공원이나 놀이터 같은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지 않도록 ‘금주 구역’을 알리는 TV 광고 캠페인 등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해국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는 “주 2회 이상 소주 1병을 넘게 먹는 ‘고위험음주’는 건강 위험을 크게 늘리는 데다, 연말연시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폭음은 ‘만취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며 “위드 코로나가 과·폭음 사회로 회귀하는 계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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