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전 국민 재난지원금·자영업자 보상 50조원 모두 어렵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유력 대선후보 두 명의 ‘돈 풀기 경쟁’에 대해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홍 부총리는 8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론에 대해 “여건상 올해는 추가경정예산이 있을 수도 없을 것 같고, 여러 가지로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이 후보가 최하 추가로 30만~5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하는데 올해 지급을 할 수 있나’라고 물은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류 의원이 “재난지원금을 추가 지급하려면 금년에 추경을 하지 않으면 올해 절대로 지급할 수가 없다”며 재차 질문하자 홍 부총리는 ”네. 뭐 규모상…”이라며 수긍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는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나라 곳간이 꽉꽉 채워진다는 (이 후보의)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그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추 의원이 “동의 못 하느냐”고 재차 묻자 홍 부총리는 “네”라고 답변하면서 “적자국채를 발행해서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새정부 출범 100일 내에 50조원을 투입해 자영업자 피해를 전액 보상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대부분 적자국채를 내야 하는 상황이라 재정적으로 보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성만 의원이 윤 후보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거론하며 질문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이 의원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일이란 것인가”라고 다시 묻자 홍 부총리는 “네”라고 답했다.

앞서 윤 후보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주장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같은 찔끔찔끔 지원은 안 된다. 정부의 영업시간 및 인원 제한으로 인한 피해를 원칙적으로 전액 보상해야 한다”며 자영업자 피해 전액 보상을 위해 50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다른 언론 인터뷰에서도 “추경이든 국채 발행이든 국회를 설득해서 빨리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도 그랬지만 집중적으로 한꺼번에 돈을 확 뿌려야지, 찔끔찔끔 해선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