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요소수 수급 안정에 모든 방법 동원".. 범정부 총력전 [뉴스+]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청사에서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중요한 두 가지 사항이 발표됐다. 다음주 베트남에서 차량용 요소 200t이 도입되고, 이번주 호주에서 들여오는 요소수 물량은 애초 계획보다 7000ℓ 많은 2만7000ℓ로 늘어난다.
정부는 베트남으로부터 다음주 중 차량용 요소 200t을 도입하는 것을 확정했고, 베트남으로부터의 추가 도입과 다양한 국가를 대상으로 약 1만t 정도의 물량을 수입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전날 발표한 호주로부터의 요소수 수입 물량도 애초 2만ℓ에서 2만7000ℓ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당분간 매일 일일 점검회의를 개최해 요소 및 요소수 수급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적극 강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요소 수입가격 급등으로 인한 애로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입대체에 따른 초과비용 및 물류비 보전 지원과 함께 현재 5∼6.5%인 관세를 0%로 인하해 수입이 촉진될 수 있도록 할당관세 인하를 통한 세제지원 강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군 당국은 각 군에서 비축한 요소수 물량 일부를 민간에서 활용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계부처에서 협조 요청이 있으면 한시적 대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현재까지는 관계부처의 요청은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방출할 수 있는 물량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최대 200t(20만여ℓ) 수준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의 1개월 요소수 소요량이 약 2만t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군의 방출량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군의 요소수 비축물량이 풀릴 경우 긴급 분야에 우선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육·해·공군과 해병대는 각각 수개월 치의 요소수를 비축해 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군용 차량은 배출가스 규제를 받지 않아 군용 구형 디젤 차량에는 대부분 ‘배출가스 저감장치’(SCR)가 장착돼 있지 않다. 군은 SCR가 장착된 민수용 디젤 차량을 운용하고 있어 요소수를 비축해 놓는다. 앞서 부 대변인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충분한 양을 구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월1일 이전부터 영업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2020년 한 해의 월평균 판매량을 기준으로 들여다보고, 지난해 1월1일 이후 신규로 영업을 한 사업자에 대해서는 영업 시작일부터 조사 당일까지의 월평균 판매량을 기준으로 삼는다. 올해 들어 영업을 시작한 사업자는 수입·제조·매입한 날부터 10일 이내 판매하지 않는 경우 처벌 대상이 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관세청 등은 합동 단속반을 가동하고 이날부터 곧바로 단속에 들어갔다.
합동단속반에서 환경부는 요소수 제조기준 적합 여부 등을 확인하고 요소수 제조·수입·판매행위를 대상으로 한 단속을 주관한다. 산업부도 요소수 제조 적합 여부를 확인하는 동시에 요소 수입업자 단속에 주력한다. 이밖에 공정위는 요소수 가격 담합 여부를, 국세청은 요소수의 입고·재고·출고 현황 및 매입·판매처를 점검한다.
수급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일부 전환할 수 있을지도 점검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산업용 요소수가 차량용 요소수 제조기준에 적합한지 분석 중이다. 홍정기 환경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1차 시료 분석을 마치고 산업용 요소수를 실제 시험차량에 주입해 규제물질에 해당하는 물질의 배출가스 시험을 분석 중”이라며 “시험 결과는 이번 주말쯤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이 난다면 물류난을 막기 위해 시급하게 필요한 곳에 우선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민이 우려하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가 여기 달려들어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초기에 적극성을 띄고 했다면 상황악화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아프게 반성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요소수 수급을 위해 10여개국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우상규 기자, 박세준·이도형·구윤모 기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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