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깐부'는 잊어라..가을 DNA 그대로 '오재일 게임'
[경향신문]
올 포스트시즌 화두가 된 ‘이적생 활약’…PO 중심에 삼성 오재일
작년 소속 팀 두산 맞아 ‘지피지기’ 보여줄지가 KS행 관전포인트
올해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의 큰 화두는 ‘이적생’들의 활약이다.
지난 7일 끝난 두산과 LG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두산 내야수 양석환(30)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양석환은 이번 시즌 개막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LG에서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타율 0.273, 28홈런, 96타점을 올리며 두산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운명처럼 친정팀 LG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났다. 양석환은 1차전에서 9회 2루타를 친 뒤 유니폼을 잡고 펄럭이는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새로운 소속팀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끌었다.
9일부터 3전2승제로 열리는 플레이오프에서는 또 다른 이적생에게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두산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오재일(35·삼성)이 친정팀을 마주한다.
오재일은 삼성을 6년 만의 가을야구로 이끈 일원 중 하나다. 지난해 정규시즌 8위를 기록한 삼성은 타선에서의 전력 열세를 실감했다. 삼성은 비시즌을 맞이하자마자 FA 자격을 얻은 오재일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했고, 4년 50억원을 투자해 그를 붙잡았다. 올 시즌 120경기에 나선 오재일은 타율 0.285, 25홈런, 97타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1위 다툼에 힘을 보내며 몸값을 제대로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오재일이 이적 후 처음 가을잔치에서 마주해야 할 상대는 프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전 소속팀 두산이다.
오재일은 두산 소속으로 준플레이오프 경기만 13경기, 플레이오프는 16경기, 한국시리즈에서는 무려 36경기나 뛰었다.
그런 만큼 오재일은 두산의 저력을 잘 알고 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에 직행하지 않고도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많다. 2015년에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상대팀이 삼성이었다.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오재일의 가을 경험과 상대를 잘 아는 ‘지피’의 힘이 발휘되길 기대한다. 올 시즌 오재일은 두산을 상대로 타율 0.275,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썩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삼성 역시 이번 시즌 두산전에서 상대전적 7승9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하지만 두산의 외국인 투수가 모두 부상으로 빠져 있다는 점은 호재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는 삼성전 2경기 동안 한 점도 내주지 않고 2승을 거뒀다. 워커 로켓 역시 삼성전 1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 1.29를 기록했다. 오재일 역시 두 명의 외인 투수로는 안타를 하나도 뽑아내지 못했다.
오재일은 1차전 선발인 최원준에게도 올 시즌 9타수 1안타 3삼진으로 약한 면모를 보였다. 다만 최원준이 시즌 막판부터 강행군을 펼치고 있어 피로도가 쌓였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삼성은 김상수, 박해민 등 왕조 시절 선수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무대를 처음 밟는다. 주전 1루수이자 팀의 중심타자인 오재일은 내야 수비와 타선의 중심을 지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상대를 너무나도 잘 알고 가을 경험이 풍부한 오재일의 활약이 삼성의 한국시리즈행 열쇠로 꼽힌다. 바야흐로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플레이오프 ‘오재일 게임’이 시작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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