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요소수 대란에..'시름' 깊어가는 완성차 업계

고영득 기자 2021. 11. 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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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국내 업체 경유차 출고용 2개월분 남아…품귀 지속 땐 출고 지연 불가피
차량 탁송 트럭 운행 중단 땐 내수시장 공급은 물론 수출용 선적도 차질
글로벌 반도체 품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엎친 데 덮친 격

국내 완성차 업계가 ‘요소수 품귀’ 사태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요소수 공급이 끊기면 생산된 차량 적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도 내후년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경유차량 출고용으로 보유하고 있는 요소수는 2개월분 정도에 그친다. 공장에서는 경유차에 요소수를 채운 후 출고하고 있어 요소수 품귀가 지속된다면 내년 초부터 출고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공장에서 출고된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는 탁송 트럭이 요소수를 넣지 못해 멈춰서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탁송 트럭 운행이 중단되면 내수시장 공급은 물론 수출용 차량 선적이 불가능해진다. 요소수 때문에 공장에 신차가 계속 쌓이고, 업체 실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수출마저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탁송 트럭을 모는 차주는 ‘해외 직구’로 요소수를 구할 수 있겠지만, 일부 사이트에선 1만원대이던 10ℓ짜리 요소수가 일주일 새 7만원 가까이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체에서 요소수를 충당해줄 수 없는 노릇이고, 원료 공급 문제가 해결되는 것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차량용 반도체를 제때 공급받지 못해 생산 차질을 빚은 완성차 업체로선 이번 요소수 사태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여건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날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내놓은 산업동향 보고서를 보면 포드와 GM,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와 인피니언, ST마이크로 등 반도체 기업들은 내년 상반기에서 2023년까지 반도체 공급난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인 오토포캐스트솔루션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해 올해 전 세계에서 1015만대가량이 생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전동화 추세에 따라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 중장기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수요량이 올해 1325억개에서 2027년 2083억개로 연평균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는 반도체 예상 수요와 기술 로드맵 등을 국내 반도체 공급 기업들과 공유하고, 반도체 기업은 자동차 업계와 협력해 개발·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민욱 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육성에만 집중하면 관련 생태계 확장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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