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카라과 오르테가 대통령 5선 확실시..30년 독재의 길 눈앞

박하얀 기자 2021. 11. 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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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쟁자 체포 후 치른 대선서 4연임
세계 첫 부부 정권도 연장

중미 니카라과에서 7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가운데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75)의 4연임이 유력하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8일 보도했다. 5년 임기 대통령과 국회의원, 중미 의회 의원을 함께 뽑는 선거는 니카라과 전역 1만3000개 투표소에서 11시간 동안 치러졌다. 개표 결과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4연임이자 통산 5선에 도전하는 좌파 여당 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FSLN)의 다니엘 오르테가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강력한 경쟁자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채 치러진 대선이기 때문이다.

1985~1990년에 이어 2007년부터 지금까지 집권 중인 오르테가 대통령은 미주 현역 최장수 정상이다. 산디니스타혁명 이후 1979~1985년에도 실질적 국가 수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선돼 2027년까지 임기를 연장하면, 총 30년이 넘는 장기집권 길이 열린다. 2017년 부통령으로 함께 당선된 대통령 부인 로사리오 무리요 여사(70)가 이번에도 러닝메이트로 나섰다. 당선 시 세계 첫 부부 정·부통령 집권도 5년 더 연장된다.

앞서 오르테가 정권은 연임 걸림돌을 제거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유력 대선 주자 7명을 포함한 야권 인사들을 40명 가까이 체포했다. 후보 등록 후 야권연합의 미스 니카라과 출신 부통령 후보가 주목받자, 가택연금하고 야당의 출마 자격을 박탈했다. 현재 남은 대선 경쟁자 5명은 인지도가 극히 낮은 데다 오르테가 정권과 가까운 후보들로 평가받기 때문에 국민들의 반(反)오르테가 정서가 대선에 반영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외교 수장들은 오르테가의 연임은 니카라과가 독재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미국은 중미와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 니카라과를 배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니카라과 국민의 탈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니카라과 정부가 2018년 반정부 시위를 탄압한 이후 많은 국민이 이웃 코스타리카나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 국경에서 체포된 니카라과인도 1월 575명에서 7월 1만3391명으로 급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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