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판 엎자'는 김종인..윤석열의 '빅캠프 딜레마'

박순봉 기자 2021. 11. 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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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권성동 비서실장 임명된 날…김 전 위원장 “자리 사냥꾼들”
‘확대 개편’ 구상에 이준석 ‘선대위 전면 개편’ 거들며 신경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81·사진)이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두고 신경전을 시작했다. 윤 후보가 8일 후보 비서실장으로 최측근 권성동 의원을 임명하자, 김 전 위원장은 “자리 사냥꾼들”이라는 표현을 쓰며 윤 후보를 압박했다. 기존 경선 캠프를 확대 개편하려는 윤 후보와 전면 재구성을 요구하는 김 전 위원장 간 샅바 싸움이 표출된 것이다.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은 ‘양날의 칼’이다. 캠프 재정비와 정치력 보완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상왕’ 역할을 할 경우 윤 후보가 가려질 수 있다. 김 전 위원장과의 관계 설정이 윤 후보의 대선 본선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전 위원장은 경선에서는 윤 후보를 지원했지만 이날은 ‘채찍’을 꺼내들었다. 김 전 위원장은 채널A 유튜브로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기획-20대 대선을 말하다’에서 선대위 구성과 관련해 “(윤 후보가) 냉정하게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경선 여론조사에선 패한 점을 거론하면서였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로부터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게 될 것 같으면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면 선대위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하는 그림을 제시해야만이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있으면 ‘자리 사냥꾼’들이 우후죽순 모인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 발언들의 이면에는 윤 후보 인사 스타일에 대한 불만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본인 중심으로 캠프를 완전히 재구성해야 한다는 뜻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라디오에서 캠프의 전면 구성을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선결 조건’으로 거론하며 “자리를 비우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윤 후보가 첫 선대위 인선을 내놓은 직후에 나왔다. 윤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한 권 의원을 후보 비서실장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전 위원장이 요구한 ‘선결 조건’과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김 전 위원장은 앞서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 주변 의원들을 겨냥해 “파리떼”라고 공격했다. 다만 권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것을 두고는 김 전 위원장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권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윤 후보가 선대위 구성의 가교 역할을 맡겼다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님을 비롯해 과거 선거를 총괄했던 원로분들을 뵙고 의견을 청하겠다”고 적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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