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등서 요소 1만t 수입..군 비축 20만L도 푼다

[경향신문]
정부 ‘요소수 회의’…무관세 적용
문 대통령 “모든 방법 동원하라”

넣을 수 있을까 요소수 대란이 이어진 8일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부산방향 주유소에서 요소수를 사려는 트럭들이 고속도로까지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안성 | 이석우 기자

정부가 요소수 품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베트남 등지에서 차량용 요소 약 1만t을 추가 수입하기로 했다. 군도 비축하고 있는 요소수 최대 20만여ℓ를 민간에 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요소 수입 가격 급등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 물량에 붙는 관세도 인하키로 했다.

정부는 8일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다음주 베트남으로부터 차량용 요소 200t이 들어온다. 또 베트남을 포함해 요소를 생산하는 국가로부터 1만t 정도의 물량을 수입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요소 1만t은 요소수 3250만ℓ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국내 월간 차량용 요소수 전체 수요는 약 2000만ℓ로 한 달 반 정도를 쓸 수 있는 분량이다. 또 이번주 호주에서 들여오기로 한 요소수 물량 2만ℓ는 2만7000ℓ로 늘리기로 했다.

일부 국가에서 요소를 수입할 때 붙는 5~6.5% 수준의 관세율은 0%로 내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당분간 제3국에서의 요소와 요소수 수입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원활한 수입과 가격 급등 부담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우리 기업이 중국 기업과 이미 계약한 수만t 수준의 물량에 대해 중국 정부가 신속한 수출 통관 절차를 이행해줄 것을 요청하는 외교적 협의를 지속하고, 관세청에 긴급 통관지원팀을 만들어 입항 전 수입 신고 허용 등을 통해 통관 절차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요소수 생산·판매업자에게 생산, 공급, 출고 명령과 판매 방식도 지정할 수 있는 긴급수급조정조치도 이번주 중 제정·시행한다. 요소·요소수 매점매석을 차단하기 위해 이날부터 국세청과 관세청 등으로 구성된 단속반 31개 조가 합동 단속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요소수 수급 불안정 문제와 관련해 가용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매점매석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함께 공공부문 여유분을 활용하는 등 국내 수급물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해외 물량 확보를 위한 외교적 노력에도 총력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군은 비축 물량 일부를 민간에 푸는 방안 검토에 들어갔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이 비축한 요소수를 민간에 일정 부분 한시적으로 대여하는 방안을 관계 부처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검토 중인 물량은 최대 200t으로, 20만여ℓ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진·정대연·안광호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