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만에 깨어난 '갑인자'.. 조선초 금속활자 한자리에

조성민 2021. 11. 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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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서울 도심 탑골공원 인근 인사동에서 무더기로 나와 화제를 모은 조선 전기의 금속활자와 과학 유물 1755점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발굴조사로 수습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32점은 1부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임진왜란 이전에 만든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한글 활자 소자(小字) 약 30점만 현존한다고 알려졌는데, 인사동에서는 한자 활자와 한글 활자가 모두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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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박물관 '인사동 출토유물 展'
12월 31일까지 1755점 일반 공개
지난 6월 서울 도심 탑골공원 인근 인사동에서 무더기로 나와 화제를 모은 조선 전기의 금속활자와 과학 유물 1755점이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매장문화재 조사기관 수도문물연구원과 함께 인사동 발굴 문화재를 선보이는 기획전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포스터)을 3일부터 시작해 다음 달 31일까지 연다고 밝혔다.

발굴조사로 수습한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32점은 1부에서 관람객과 만난다. 임진왜란 이전에 만든 금속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한글 활자 소자(小字) 약 30점만 현존한다고 알려졌는데, 인사동에서는 한자 활자와 한글 활자가 모두 발견됐다. 아울러 세종이 지시해 신숙주·박팽년 등이 1448년 편찬한 운서인 ‘동국정운’(東國正韻) 표기법을 사용한 활자, 다양한 크기의 한글 활자가 확인돼 주목받았다.

조사 당시 금속활자가 담겨 있던 도기 항아리를 지나치면 금속활자가 나타난다. 박물관은 주조 시기를 확정한 활자 304자와 추가 연구가 필요한 활자 1300여 자를 구분해 전시했다. 박물관은 금속활자 304점 중 48점은 1434년에 만든 갑인자(甲寅字), 42점은 1455년에 주조한 을해자(乙亥字), 214점은 1465년 제작한 을유자(乙酉字)로 분류했다. 금속활자는 보통 주조한 해의 육십갑자를 붙여 부른다.

전시에서는 조선 시대에 금속활자 주조를 담당한 관청인 ‘주자소’(鑄字所) 현판도 공개됐다. 또 금속활자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확대경과 휴대용 컴퓨터도 제공된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인사동 출토 금속활자 중 ‘화’(火)자와 ‘음’(陰)자는 1435년 갑인자로 찍은 책인 ‘근사록’(近思錄)과 서체·크기가 동일하다”며 “이를 바탕으로 형태와 모양이 같은 활자 48점을 골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을해자와 을유자로 확인된 활자는 서울역사박물관이 보유한 1461년 ‘능엄경’과 호림박물관에 있는 ‘원각경’과 대조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속활자의 주조 시기를 확정하려면 책과 비교하는 작업 외에 성분 분석 같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어 학계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활자로 인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과학사 분야에서는 매우 중요한 유물로 평가되는 ‘일성정시의’(日星定時儀), 물시계 부품인 ‘일전’(一箭), 휴대용 무기인 승자총통(勝字銃筒)과 소승자총통, 동종(銅鐘) 등도 전시된다.

유물 외에 인사동 발굴 참여자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 음악가 박다울씨가 작곡한 곡도 감상할 수 있다.

조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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