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판매' 나선 유통업계, 조바심 자극해 상품 판다
한정판 운동화엔 15만명 몰려
"브랜드 인기 증명하는 척도"
15만3279명.
최근 뉴발란스에서 14년 만에 재발매한 992 시리즈를 구매하기 위해 추첨에 나선 고객 수다. 소량 판매 시 주로 진행되는 무작위 추첨 형식 '래플'에 15만명 넘게 몰렸다. 992 시리즈는 2006년 발매해 전설적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신제품 발표 현장에서 신었던 신발로 유명하다. 희소한 아이템을 구매하는 데 적극적인 MZ(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 주효했다.
희소한 아이템을 추첨 형식으로 판매하는 '래플'이 유통업계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고객 충성도가 높은 신발·의류시장을 넘어 와인 등 다른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는 모양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 고객들의 소비 성향이 희소한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어지면서 추첨으로 판매하는 래플 형식도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뉴발란스는 래플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4월에 진행한 327 시리즈 래플에도 약 8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5월 선보인 922 시리즈 협업 제품 '992×더블탭스'은 정가 35만9000원짜리 제품이 15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래플 마케팅이 매출 향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다. 제품 판매량이 소량에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객 충성도를 확인할 수 있는 창구인 데다 흥행에 성공하면 홍보 효과도 상당하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래플 경쟁률은 브랜드 인기를 증명하는 척도"라면서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FOMO 증후군(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했다.
주요 의류 플랫폼에서도 래플을 이용한 홍보 효과를 보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넷플릭스는 지난달 핼러윈데이를 기념해 오징어 게임의 상징이 된 초록색 체육복 456세트를 추첨을 통해 판매하는 래플 이벤트를 실시했다. 응모한 사람이 18만5555명에 달했을 정도다. 경쟁률만 414대1이다. 지난해 진행했던 나이키와 디올 협업 신발 래플에는 6만명이 쏠리기도 했다. 무신사로서는 래플 행사 때마다 고객 수만 명을 홈페이지로 끌어당길 수 있는 유인책인 셈이다.
패션을 넘어 와인시장에서도 래플을 진행하는 업체가 생겨났다. 아영FBC의 리테일 브랜드 와인나라는 지난달 래플 이벤트를 공개했다. 지난달 셋째주부터 10주 동안 매주 양질의 와인을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특급 와인을 홍보하는 효과와 더불어 래플 이벤트에 익숙한 MZ세대에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했다.
래플이 하나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진행하는 플랫폼도 등장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최근 선보인 '디자인유나이티드(DU)'가 대표적이다.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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