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무패 깬' 웨스트 햄, 비장의 무기 세트피스 적극 활용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1. 8.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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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스트 햄, 리버풀전 3-2 승
▲ 웨스트 햄, 코너킥으로 2골
▲ 웨스트 햄, PL 4연승 포함 공식 대회 7경기 무패(6승 1무)
▲ 리버풀, 공식 대회 25경기 무패 행진(18승 7무) 종료

[골닷컴] 김현민 기자 =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가 지난 시즌까지 팀의 최대 강점이었던 세트피스 공격을 극대화하며 공식 대회 25경기 무패 행진(18승 7무)을 이어오던 리버풀에게 3-2 승리를 기록했다.

웨스트 햄이 런던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11라운드에서 3-2 짜릿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웨스트 햄은 PL 4연승 포함 공식 대회 7경기 무패 행진(6승 1무)을 이어오며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사실 경기 전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우위를 예상하는 전망들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리버풀은 이 경기 이전까지 공식 대회 25경기 무패 행진(18승 7무)을 달리며 파죽지세를 이어오고 있었다. 게다가 리버풀은 웨스트 햄 상대로 10경기 무패(8승 2무)를 기록하며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웨스트 햄 감독 데이빗 모예스는 리버풀 상대로 최근 PL에서 14경기 연속 무승(4무 10패)에 그칠 정도로 유난히 약했다. 모예스가 마지막으로 PL에서 리버풀에게 승리한 건 에버튼 감독 시절이었던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다(2010년 10월 17일).

이 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평소 즐겨 쓰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카일 안토니오가 최전방 원톱으로 나섰고, 파블로 포르날스를 중심으로 사이드 벤라흐마와 제로드 보웬이 좌우에 서면서 이선 공격 라인을 형성했다. 데클란 라이스와 토마스 소우체크가 더블 볼란테(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포지션 용어)를 구축했고, 애런 크레스웰과 벤 존슨이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안젤로 오그본나와 커트 주마가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고, 골문은 우카시 파비안스키 골키퍼가 지켰다.


이번 시즌 웨스트 햄은 지난 시즌까지와는 여러 면에서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시즌 웨스트 햄은 점유율이 44.5%였고, 패스 성공률은 77.8%였으며, 경기당 패스는 398.7회로 3개 부문에 있어 하위권인 15위에 그치고 있었다. 경기당 슈팅 역시 12.3회로 9위에 만족해야 했다. 다만 많은 크로스(경기당 21회로 2위)를 통해 많은 공중볼(경기당 19.9회로 2위)을 획득해 실리적인 축구로 득점을 양산해내면서 PL 6위로 유로파 리그 진출권을 획득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192cm 장신 미드필더 소우체크는 10골을 넣으며 안토니오와 함께 팀 내 득점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상대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한 횟수 역시 222회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이스 브루누 페르난데스를 제치고 PL 미드필더들 중 최다를 자랑했다. 웨스트 햄이 지난 시즌 PL에서 코너킥에서 10골을 넣으며 리버풀(11골)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원동력엔 바로 소우체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웨스트 햄은 조금 더 아기자기한 패스 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조립해 나가고 있다. 점유율 수치가 50%를 넘겼고(50.1%로 10위), 패스 성공률도 80%를 넘기는 데 성공(82%로 8위)했다. 경기당 패스 숫자도 400회를 넘어섰다(443회로 10위). 무엇보다도 경기당 슈팅 숫자가 16회로 당당히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여전히 웨스트 햄은 본인들의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경기당 크로스는 25회로 PL 전체 1위이고, 공줄볼 획득은 16.9회로 6위에 올라있다. 즉 장점을 유지한 채 공격적인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다양한 방식의 공격 전개가 가능해진 웨스트 햄이다.

이번 리버풀전은 상대 전력을 고려해 이번 시즌 변모한 공격 방식을 자제한 채 롱패스를 통한 세트피스에 집중했다. 특히 안토니오가 리버풀 골키퍼 알리송 베케르 앞에서 자리 잡고 버티면서 공중볼 획득하러 나오는 걸 방해했다.

이는 주효했다. 웨스트 햄은 경기 시작하고 3분 만에 알리송의 자책골로 먼저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포르날스가 코너킥을 올리는 장면에서 안토니오가 알리송 앞에서 버티고 있으면서 밖으로 나오는 걸 방해했고, 뒤늦게 알리송이 헤딩 슈팅에 나선 오그본나를 저지하려다 몸싸움에서 밀리면서 자책골로 연결되는 불운이 있었다.

무패 팀 리버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리버풀은 에이스이자 오른쪽 측면 공격수 모하메드 살라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주도권을 잡아왔다. 이로 인해 웨스트 햄은 전반전 내내 슈팅 1회에 그칠 정도로 일방적으로 밀리는 문제를 노출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웨스트 햄은 오그본나가 부상으로 이른 시간(22분경)에 크레익 도슨으로 교체 되는 악재도 발생했다. 결국 리버풀은 전반 종료 5분을 남기고 프리킥 공격 찬스에서 살라가 살짝 내준 걸 아놀드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전반전을 1-1 동률을 이룬 채 마칠 수 있었다.


전반전 선제골 외에는 공격에 있어서 이렇다할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웨스트 햄은 후반 초반 공세적으로 나섰다. 안토니오를 중심으로 이선 공격진들이 빠른 스피드로 리버풀 수비 라인에 혼란을 가져왔고, 존슨도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올라오면서 공격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에 힘입어 웨스트 햄은 후반 시작하고부터 35분경까지 슈팅 숫자에서 6대5로 리버풀에게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웨스트 햄은 후반 5분 만에 코너킥 공격에서 득점 기회를 맞이했으나 도슨의 헤딩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면서 나가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 장면에서도 안토니오는 알리송 앞에 버티고 서있으면서 공중볼 처리를 위해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 걸 방해했다. 이어서 후반 10분경, 벤라흐마의 크로스를 도슨이 헤딩 슈팅으로 가져갔으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9분경엔 존슨의 가로채기에 이은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웨스트 햄의 공격은 후반 21분경에 빛을 발했다. 웨스트 햄은 가로채기에 이은 역습 찬스에서 보웬이 드리블로 몰고 가다가 패스를 내주었고, 이를 포르날스가 왼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도 안토니오가 앞에서 빠르게 뛰어가면서 수비수 두 명을 유인해 포르날스가 노마크 찬스를 잡는 데 있어 보이지 않는 도움을 주었다.

리버풀은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후반 23분경에 미드필더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을 빼고 부상에서 갓 돌아온 티아고 알칸타라를 교체 출전시켰다. 하지만 웨스트 햄은 후반 29분경, 보웬이 길게 넘겨준 코너킥을 먼포스트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주마가 타점 높은 헤딩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기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도 안토니오는 알리송 앞에서 방해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다급해진 리버풀은 후반 31분경에 공격수 디오구 조타 대신 디보크 오리기를 투입하면서 공격에 변화를 가져온 데 이어 후반 35분경엔 수비형 미드필더 파비뉴를 빼고 공격형 미드필더 미나미노 타쿠미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을 강화했다.

이는 주효했다. 리버풀은 후반 38분경, 아놀드의 패스를 받은 오리기가 원터치에 이은 환상적인 터닝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뒤늦은 추격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아놀드의 크로스에 이은 리버풀 왼쪽 측면 공격수 사디오 마네의 다이빙 헤딩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고, 이대로 경기는 웨스트 햄의 3-2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 경기에서 웨스트 햄은 코너킥 공격에서 2골을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웨스트 햄은 코너킥에서 5골을 넣으며 리버풀과 함께 코너킥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점유율에선 31대69로 크게 열세를 보였고, 슈팅 숫자에서도 7대16으로 리버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코너킥에선 3대2로 근소하게 앞섰을 뿐 아니라 3번의 코너킥에서 2골과 1번의 골대를 강타하는 경이적인 순도를 자랑한 웨스트 햄이다.

이렇듯 웨스트 햄은 이번 시즌 공격 방식의 다변화를 통해 한 단계 진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나 리버풀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는 본인들의 최대 강점인 세트피스와 높이를 통해 승리를 쟁취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번 시즌 웨스트 햄은 절대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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