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타다도 좌절시킨 '택시 정치'..자율주행차 나오면 어쩌려고
[편집자주] 지난해 초 타다금지법 논란 이후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여전히 혼란상태다. '더많은 타다'를 만들겠다던 정부·국회의 약속은 공염불에 그쳤다. 이같은 국내 모빌리티 시장의 현주소와 정책 난맥상, 그리고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해법을 짚어본다.
모빌리티 혁신이 더딘 이유중 하나로 택시업계의 저항이 꼽힌다. 앞서 우버, 타다 등 다양한 혁신 시도는 택시 업계의 반발에 무위로 돌아갔다. 택시를 넘지 않고서는 도로 위에서 무엇도 바꿀 수 없는 셈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상생 계획의 일환으로 CEO 직속 상생협력자문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했다.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택시·대리 업계 등과 소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사업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상생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기존 사업자의 이권보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밝힌 상생안 역시 대체로 기존 카카오 사업의 축소가 골자였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9월 1차 상생안으로 '스마트호출'을 폐지했다. 스마트호출은 택시와 플랫폼이 6대 4로 수익을 나누는 구조였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이 컸다. 실익은 적고 카카오에 종속된다는 인식을 품은 것이다.
스마트호출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측면에서 도입된 제도지만, 그 생사 여부는 택시 업계가 결정했다. 스마트호출과 같은 '탄력요금제'는 서비스 다양화 측면에서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사업이었다. 시간, 지역, 거리 등에 따라 요금을 차등화할 수 있어 고객의 수요와 차량 공급의 균형을 맞춘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 최대 사업자인 카카오가 군말 없이 스마트호출을 폐지하면서, 여타 업체도 탄력요금제 운용에 부담을 느끼게 됐다. 한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한 굉장히 좋지 못한 사례라고 본다"며 "향후 이뤄질 다양한 시도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택시는 강력한 단체행동으로 이권을 지켜왔다. 한 번 파업 하면 교통이 마비될 정도의 실력 행사가 가능하고, 여론 형성 능력도 과시한다. 선거철 정치권으로부터는 '귀한 몸' 대우를 받는다.전국의 택시 업계 종사자는 30만명, 가족 구성원까지 포함하면 표심이 100만명에 달한다.
세계적인 승차공유 서비스인 '우버'도 2011~2013년 국내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2019년에야 가맹택시로 겨우 진출했다. 카카오 역시 2018년 카풀(승차공유)을 타진하다 택시기사 분신 등 거센 저항에 직면해 출시 한달 반만에 서비스를 접었다.
강제배차, 쾌적한 환경, 운행기사 매너 등 모빌리티 업계 신드롬을 만들었던 '타다 베이직'의 행보도 택시업계 단체 행동에 가로막혔다. 1년도 안 돼 170만 회원을 모았지만, 택시업계 요구대로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사업을 접었다.
모빌리티 업계는 경직된 택시 산업의 개혁 없이는 혁신도 없다고 지적한다. 카카오와 타다가 강한 반발 속에서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이유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다른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택시는 변하지 않으려 하지만 자율주행의 시대가 오면 어쩔수 없이 택시의 역할이 모호해질 수도 있다"며 "택시도 조금씩 시대의 변화에 발을 맞춰야 하고, 그 사이에서 정부가 균형있는 정책으로 시장을 조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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