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법에 막히자..與 '세금납부 연기' 무리수 동원
초과세수 많아도 활용 어렵자
지방교부금 쓸 돈 '끌어쓰기'
교부금에 비판적 여론도 한몫
李, 첫 선대위서 지원금 또 강조
"밑질것 없는 선거전략" 판단도
◆ 與, 재난지원금 강행 ◆
재난지원금에 대해 재정건전성 악화,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기존 예산을 최대한 끌어다 쓰며 국민 여론도 달래 이를 돌파하려는 것이다. 가만히 두면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분배될 재원을 내년분 국가재정으로 돌리는 것이다.
물론 초과 세수분을 내년 세수분으로 돌린다 해도 당장 전 국민 재난지원금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내년도 본예산에 추가된 세입을 재난지원금으로 편성하려면 정부와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그러나 재난지원금에 활용할 수 있는 국가재정에는 일단 여유분이 생기는 것이고,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갖고 있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뜻을 관철할 수 있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여야와 재정당국을 가리지 않고 지방교부세·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과도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 이런 방안 마련의 기본 출발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가만히 있으면 상당 부분 납부될 세금을 국가가 굳이 받지 않겠다고 나서는 건 이상하긴 하지만 납세자로선 일단 세금 납부 연기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자영업자는 직접적인 혜택을 보게 된다. 더 줘봐야 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지방교육청 예산을 빼앗아 유권자 손에 직접 쥐여주면 여론이 호응할 것이라는 정치적 셈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정부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세수분을 내년으로 넘겨도 여전히 초과 세수의 40%를 교부금으로 내줘야 하고 올해분 결산이 4월에야 끝나기 때문에 대선 전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자영업 등의 매출이 반 토막 난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납세를 연기시킨 것과 별도 세목을 만들기 위해 고의로 납세를 지연시키는 것은 차원이 다른 얘기"라며 "올해 세수를 내년으로 넘겨도 여전히 내년도 초과 세수가 늘어나는 만큼 교부금을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예산정국에서 재난지원금 재원 마련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있어 정부 반대에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 후보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이후 열린 첫 번째 회의 석상에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당시 회의에서 88% 선별 지급한 5차 재난지원금을 언급하면서 차별 지급 선례가 표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언급을 한 걸로 안다"고 전했다.
정부 반발에도 민주당과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설사 지급이 안돼도 이득"이라는 손익 계산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정권교체론이 높은 상황에서 현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오히려 '차별화'로 읽힐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정권과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오히려 긍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꼭 갈등이라고 표현하지 않더라도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논쟁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쥐고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령 본예산을 통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 실패하더라도 이 후보에겐 손해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한 지도부 인사는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정치 캠페인'으로서 나쁘지 않다고 본 것"이라며 "소액이라도 지급되면 이 후보 덕분인 게 되고, 설령 안되더라도 '야당이 반대했다'는 이유로 방어되기 때문에 불리할 게 없는 이슈"라고 했다.
민주당 차원에서도 어떤 형태로든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강력하다. 야당에서 대선을 앞둔 전 국민 재난지원금 편성을 '매표 행위'라 비판하자 시점을 대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전이냐 대선 후냐 이런 경우의 수를 놓고 사실은 검토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용 기자 / 이석희 기자 /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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