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품질 중고차시장에 대기업 진입요청 '봇물'

서진우 2021. 11.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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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산업聯 온라인 포럼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발목
중고거래 251만대..신차 1.3배
수입 완성차는 허용 '역차별'
"영화 '오징어게임'에서는 모두가 죽었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소비자와 매매상 양쪽이 다 생존할 수 있다. 완성차 대기업이 진출할 수 있게 시장을 개방하는 것만이 답이다."

학계와 소비자단체,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이 모여 국내 중고차 시장의 전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섰다. 8일 오전 자동차산업연합회는 제19회 자동차산업발전포럼을 온라인으로 열고 중고차 시장 문제를 집중 점검했다. 연합회는 자동차산업협회와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등 자동차 관련 9개 단체 모임이다.

중고차 시장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묶여 현재 대기업 진출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보 비대칭성'으로 시장에 허위 매물 등 저품질 중고차가 여전히 거래되고 있고 강매나 성능 사기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9년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업종이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중소벤처기업부에 제출했지만 지금도 여전히 시장 개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장은 "소비자와 매매상 간 정보 격차가 심해 시장 개방을 거쳐야만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다"며 "중고차 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자, 매매상, 자동차 부품업체, 완성차 대기업 등 모두가 생존하는 '포 윈 게임(4 win game)'이 된다"고 강조했다.

권명중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역선택' 이론을 들어 중고차 시장이 이대로 가다간 '레몬시장(저품질 재화만 거래)'으로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성으로 품질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지 않는다"며 "고품질 중고차 판매자는 시장에서 철수하고 결국 저질 중고차 거래만 일어나는 '시장 실패'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입장을 대변한 곽은경 컨슈머워치 사무총장은 "지난해 국내 중고차 거래 대수는 251만5000여 대로 신차 거래 대수의 1.32배에 달한다"며 "금액만으로 연간 22조원에 이르는 이 시장에 사고나 침수 이력, 엔진 결함 등 심층 정보를 보증할 만한 업체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곽 총장은 "현재 수입 완성차 업체는 중고차를 매매하고 있지만 유독 국내 완성차 업체에만 시장 진입을 규제하고 있어 국산차를 이용하는 서민들이 차별받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계동삼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 단장은 "중고차 시장 개방으로 소비자 신뢰가 회복되면 신차 판매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부품업체 매출도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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