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팜유 대박' 냈지만 티는 못내는 상사들의 속사정

이유섭 2021. 11.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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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유가격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포스코인터, 영업익 3배 확대
환경논란 일라 실적자랑 못하고
친환경·사회공헌 등 ESG만 강조
LX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서 운영중인 팜농장의 모습. [사진 제공 = LX인터내셔널]
대표적인 식물성 기름으로 식용유와 바이오디젤 등에 사용되는 팜유(Palm Oil) 덕분에 국내 상사들이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옛 LG상사), 삼성물산(상사 부문)이 모두 인도네시아에서 팜농장을 운영 중인 가운데 팜유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팜유 거래 수익 역시 사상 최대일 것으로 추측되지만 상사들은 실적보다는 사회공헌·환경보호 활동 알리기에만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포스코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파푸아주에 있는 3만4195㏊ 규모 팜농장에서 올해 약 16만6000t의 팜유 생산이 예상된다. 작년보다 4만2000t 늘어난 규모다. 매출은 작년의 2배인 1억4000만달러, 영업이익은 무려 3배 넘게 증가한 55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올 들어 팜유 가격이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증권거래소의 비정제 팜유 선물 가격은 이달 초 t당 4842링깃(138만원)을 기록했다. 1월(3490링깃)보다 40% 가까이 오른 것이다. 포스코인터가 처음 진출했던 2011년 당시 가격이 2900링깃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엄청난 투자 성공인 셈이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농장·가공시설·물류까지 포함하는 팜 사업 공급사슬을 구축할 것"이라며 "정제유 가공 등 사업영역을 확대해 연 50만t 팜유 취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에 앞서 LX인터와 삼성물산도 2008~2009년 인도네시아 팜사업에 진출했다. LX인터는 농장 3개(4만5000㏊)를 운영 중이며 작년 기준 17만t의 팜유를 생산했다. 삼성물산도 2개 농장(2만㏊)에서 연 10만t의 팜유를 만들 수 있다. 농장 크기만 놓고 보면 LX인터, 포스코인터, 삼성물산 순으로 높은 팜유 판매 수익을 올리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상사들은 팜농장 투자 성과보다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활동 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인터와 삼성물산은 친환경 인증(RSPO)과 환경사회 정책(NDPE)에, LX인터는 온실가스 감축과 지역사회 공헌 등에 초점을 맞춰왔다.

세 회사 모두 환경단체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외 환경단체는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팜농장 운영을 위한 산림개간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했다는 주장을 했고, 그 결과 유럽의 일부 대형 연기금이 투자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상사업계 관계자는 "경우에 따라 환경단체의 일방적 주장만으로도 모회사나 계열사 사업이 영향 받을 수 있다"며 "특히 작년과 올해 친환경·ESG가 모든 산업계에서 강조되다 보니 아무래도 신경을 더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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