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네덜란드 바이오 기업 인수

이호승 2021. 11. 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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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기업 '바타비아' 전격인수
지분 76% 2677억원에 사들여
유전자 신약 제조기술 확보
이재현 발표 그룹비전 후속조치
분기 매출은 첫 4조원 돌파
CJ그룹이 제약바이오 분야 해외 바이오테크놀로지(BT) 기업을 인수한다. 이를 통해 연 25% 이상(매출 기준) 성장 중인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 시장에 진출한다. 최근 이재현 회장(사진)이 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 4개 분야에 10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골자로 그룹 중기 비전을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인수·합병(M&A)은 그 후속 조치인 셈이다.

CJ제일제당은 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지분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공시했다. 양사는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차세대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매년 25~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에는 세계시장 규모가 140억~160억달러(약 16조5000억~18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이미 제조법이 확립된 항체 치료제 중심의 바이오 의약품 CDMO에 비해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 백신의 연구개발(R&D)과 생산을 맡았던 경영진이 2010년 설립했다. 바이러스 백신·벡터(유전자 등을 체내 또는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물질)의 효율적인 제조공정을 개발하는 독자 역량을 갖추고 있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전자 치료제와 백신 제조산업이 급부상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바타비아는 유럽에서 R&D·투자가 가장 활발한 과학단지 중 하나인 네덜란드 레이던에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시설이 있고, 미국 보스턴과 홍콩에도 각각 R&D센터,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해 이미 전 세계 진출을 위한 인프라스트럭처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까지 글로벌 제약사, 글로벌 의료 공익재단, 유명 대학 부설 연구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바이러스 백신, 유전자 치료제 제조 역량을 구축해 왔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바타비아 인수로 글로벌 유전자 치료 CDMO 시장에 진입하며 기존 레드바이오(건강과 관련된 의약품 등을 화학적 합성이 아닌 바이오 기반으로 만드는 산업)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생명과학 정보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할 것"이라며 "이 사업이 그룹이 최근 발표한 '4대 성장엔진(문화·플랫폼·웰니스·지속가능성)' 가운데 웰니스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3일 11년 만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직접 중기 비전을 발표하며 그룹의 4대 성장엔진 분야에 2023년까지 1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강력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CJ 측은 "기업 인수, 신규 투자 조치가 곧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이번 인수는 그룹 중기 비전의 후속 조치다.

한편 CJ제일제당은 8일 실적발표를 통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한 6조8541억원, 영업이익은 7.7% 늘어난 4332억원(CJ대한통운 포함 연결기준)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대한통운 실적 제외 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한 4조2243억원, 영업이익은 3.3% 늘어난 322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4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양대 축인 식품과 바이오 사업 글로벌 실적 호조가 성장을 견인했다고 CJ제일제당 측은 설명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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