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내년엔 선진국 비중 늘리고 신흥국 줄여야

2021. 11. 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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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2022년 전망 시즌이 왔다. 1년 전에 대한 회고로부터 내년을 예측해보자.

지난해 이맘때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는 코로나19에 세계 경제가 발목이 잡혀 있었음에도 국내외 주식시장이 연일 랠리를 계속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실물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비금융 전문가들은 깊은 우려를 표하면서 평가를 요구하곤 했다.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주식시장과 실물은 짧은 기간 괴리를 보이기도 한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상장기업들은 실물경제에서 우등생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엄격한 상장 기준을 통과한 기업은 외부 충격에 대응력을 갖추고 있다. 일부는 변혁을 선도하며 위기 국면에도 좋은 성과를 기록하기도 한다. 둘째, 정책 변수가 주식과 실물 회복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이번 코로나19 쇼크에서 각국은 적극적인 통화 완화와 확대 재정정책을 가동했다. 주요국은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전형적 특징인 '기대'가 지난해에도 주식과 실물의 괴리를 만들었다. 당장은 불확실성이 컸지만 부양책과 팬데믹 진정으로 미래 경기 회복을 예상함에 따라 이를 주가에 선반영했던 것이다.

내년 세계 주식시장은 어떻게 움직일까. 답을 찾기에 앞서 올해 흐름을 살펴본다면 주식시장과 실물의 괴리가 크게 축소됐다. 정책 요인과 기대 변수의 영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상장기업의 경쟁력에 의해 주식가격이 결정되는 지분이 커지다 보니 국가별·업종별 성과의 차이가 벌어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바로 여기에 내년 전망의 힌트가 있다.

우선 정책은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일부 국가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으며, 가장 완화적인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주요국이 내년에도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규모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이는 시장 참여자의 '기대'를 다소 위축시킬 수 있다. 이것은 주식과 실물의 수렴이 더욱 뚜렷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주식시장이 경기와 기업 실적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화된다면 수렴의 방향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내년은 하방 수렴 압력이 커질 가능성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세계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에 여전히 무게를 두지만 이제부터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주식 포트폴리오는 국가별로 선진국 비중을 확대하고 신흥국은 낮게 가져갈 것을 권고한다. 업종·스타일은 가치주 비중을 늘려가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기 민감·방어 여부보다 성장이냐 가치냐의 구분이 위험 관리에 더 효과적이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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